BTS ‘입대 결정’에 부담 던 정부…군불 때던 정치권 ‘머쓱’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2.10.17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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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30세 맏형 진부터 이르면 연내 순차 입대
국회 공방 계속되는 가운데 국방부·병무청 부담 덜 듯
10월15일 오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 '옛 투 컴 인 부산'(Yet To Come in BUSAN)이 열리고 있다. ⓒ 연합뉴스
10월15일 오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 '옛 투 컴 인 부산'(Yet To Come in BUSAN)이 열리고 있다. ⓒ 연합뉴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맏형 진(30·본명 김석진)을 필두로 한 순차 입대를 전격 발표했다. BTS의 결정으로 병역 의무 이행을 둘러싼 정부와 정치권 공방도 당분간 쉼표를 찍게 됐다. 

BTS의 소속사 빅히트뮤직은 17일 "진이 이달 말 입영 연기 취소를 신청하고 이후 병무청의 입영 절차를 따를 예정"이라며 "다른 멤버도 각자의 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병역을 이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BTS 멤버 맏형인 진은 1992년생으로 만 30세다. 2020년 개정된 병역법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입영 연기 추천을 받아 올해 말까지 입영이 연기된 상태다.

현행 병역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예술·체육 분야 특기를 가진 사람으로서 문체부 장관이 추천한 사람을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병역법 시행령에는 예술·체육 분야 특기로 '대중문화'는 포함되지 않아 국위 선양을 하는 대중문화예술인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 왔다. 

이에 대중음악계에서는 BTS 멤버들에 대체 복무를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국방부와 병무청은 BTS에 대한 병역특례 부여에 난색을 표하며 국회에서 관련법 개정 또는 논의가 본격화되면 의견을 개진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BTS 병역 의무 이행을 두고 찬반으로 갈렸던 정치권은 이번 국감에서도 이를 '뜨거운 감자'로 다뤘지만 논의에 진전을 보진 못했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최근 국감에서 올해 안에 대중문화예술인에 대한 병역특례 적용 관련 입장을 확정짓겠다며 재차 유보 입장을 밝혔다. 

BTS 측이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콘서트를 정부 지원 없이 진행하고, 지난 8월에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대통령실에 대체복무 적용을 건의하면서 논의에 속도를 내는가 했지만 반대 여론을 의식한 듯 어느 쪽으로도 결론이 나지 않았다. 

정부와 정치권이 명확한 매듭을 짓지 못한 채 공전을 반복하는 사이 BTS 멤버들이 입영을 결정하면서 논란은 일단락짓게 됐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7월19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에서 열린 부산엑스포 홍보대사 위촉식에 참석해 방탄소년단(BTS)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박형준 부산시장, 한덕수 국무총리,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박지원 하이브 CEO ⓒ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7월19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에서 열린 부산엑스포 홍보대사 위촉식에 참석해 방탄소년단(BTS)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박형준 부산시장, 한덕수 국무총리,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박지원 하이브 CEO ⓒ 연합뉴스

진은 입영통지서가 나오는 대로 현역으로 입대할 전망이다. 입영통지서 발부 시점에 따라 이르면 연내에 입대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진은 멤버 제이홉에 이어 팀에서 두 번째로 싱글을 통한 정식 솔로 데뷔를 앞두고 있어 입대 시점은 이 신곡 발표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BTS는 지난 15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단독 콘서트 '옛 투 컴 인 부산'(Yet To Come in BUSAN)에서도 (현재 잡혀있는) 마지막 콘서트라고 언급했다. 진은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나갔다는 것은 우리가 그만큼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는 증거"라며 "우리가 일단 잡혀 있는 콘서트는 이게 마지막이다. '앞으로 또 언제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이 감정을 많이 담아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소속사 측은 "당사는 아티스트와 함께 그동안 병역 이행 계획을 구체화해 왔다"며 "결정한 사항을 알려드리는 시점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했으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부산 콘서트가 마무리된 지금이 이를 알려 드리기에 가장 적절한 시기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사와 멤버들은 대략 2025년에는 방탄소년단 완전체 활동의 재개를 희망하고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현시점에 정확한 시기를 특정하기 어려운 점을 양해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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