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한 野 지지자들 ‘커피잔·욕설’ 투척…檢 “예전엔 박수치더니”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2.10.20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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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입장문 내고 “즉각 시정해야, 유감”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월1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앞에서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에 나선 검찰 관계자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월1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앞에서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에 나선 검찰 관계자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검찰 간 일촉즉발 상황이 전개되면서 분노한 지지자들의 검찰 규탄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전날 민주연구원 사무실 압수수색 시도 현장을 찾은 지지자들은 검찰을 향해 커피잔을 던지고 욕설과 야유를 보내는 등 강한 적대감을 드러냈다. 검찰은 공식 입장문을 내고 압수수색 비협조 시정을 촉구하고 야당 지지자들에 유감을 표명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 소속 검사와 수사관들은 19일 오후 10시47분께 8억원 가량의 불법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체포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사무실이 있는 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하지 못한 채 결국 철수했다. 

압수수색에 반발하는 민주당 의원, 당직자에 가로 막힌 검찰은 오후 3시5분부터 7시간 넘게 대치했지만 끝내 당사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밤 11시께 검찰 관계자들이 탄 차량이 민주당사 앞을 떠나려 하자 지지자들은 커피잔과 계란, 쓰레기 등을 던지며 강력 항의했다. 

10월19일 밤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 위치한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을 시도했던 검찰이 당사에서 철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10월19일 밤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 위치한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을 시도했던 검찰이 당사에서 철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영장 집행에 나선 검사들은 민주당 의원들과 대치 과정에서 여러 차례 설전을 벌였다. 

김교흥 의원은 영장 집행을 시도한 호승진 부부장검사를 향해 "지도부와 말씀 나누고 빨리 돌아가라. 이러려고 검찰하는 거 아니지 않느냐"며 철수를 요구했다.  

그러자 호 검사는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검사고, 똑같은 일을 하는데 불과 몇 년 전 제가 어떤 수사할 때는 민주당 의원들이 박수치고 잘한다 해놓고 지금은 왜 정치검찰이라고 하느냐"고 맞받아친 것으로 전해졌다. 호 검사는 과거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 국정농단' 특검에 파견돼 윤석열 대통령과도 호흡을 맞췄다.

야당 의원들의 반발이 계속되자 검찰 측은 "너무 늦은 시간 안전사고 우려 등을 고려해 철수하고 추후 원칙적인 영장 집행을 하겠다"며 "추후 영장 집행에서는 관계자들께서 법 집행에 대해 협력 정신에 따라 협조해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밝힌 뒤 돌아섰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차량으로 이동하는 검찰 관계자들을 향해 고성을 지르며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압수수색 불발 이튿날인 20일 서울중앙지검은 입장문을 내고 민주당을 향해 "법질서를 부정하고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행위를 즉각 시정하라"고 촉구했다.

검찰은 "진상 규명을 위해 필요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을 뿐, 특정인을 겨냥해 수사하거나 국정감사 등 국회 의사 일정을 방해할 의도는 전혀 없다"며 "국민적 의혹이 큰 사건에 대한 수사와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정치보복'·'국감 훼방'으로 호도하는 주장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욱이 법원에서 적법하게 발부된 영장의 집행이었는데도 검찰 공무원의 신체에 유형력이 가해지고, 공무차량에 종이컵과 계란이 투척 되는 등 행태에 대해서는 심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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