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기업 임원들 스톡옵션으로 1조원 챙겨…1위는 카카오
  • 박정현 디지털팀 기자 (sbnmp@me.com)
  • 승인 2022.10.26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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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500대 기업 중 89곳 조사…카카오, 2560억으로 전체 26.1% 차지
지난 1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카카오 판교 아지트 모습 ⓒ연합뉴스
지난 1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카카오 판교 아지트 모습 ⓒ연합뉴스

국내 주요 기업 89곳의 전·현직 임원들이 지난 2020년부터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로 벌어들인 이익이 1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이익규모가 가장 큰 곳은 카카오그룹으로 조사됐다.

26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 6월30일 기준 시총 500대 기업에서 스톡옵션을 부여한 172곳 중 행사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89곳을 조사한 결과 2020년 1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이들 기업의 스톡옵션 행사이익은 총 9794억원이다. 구체적으로 2020년 1956억원, 코스피 지수가 3300포인대까지 올랐던 지난해에는 5475억원, 올해 상반기는 2363억원이다.

조사 대상은 직원을 제외한 전·현직 임원으로, 계열사의 전·현직 임원도 포함됐다. CEO스코어 측은 스톡옵션 행사일 확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스톡옵션 행사로 주식을 취득한 날을 행사이익 계산 기준일로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기업별로는 카카오의 스톡옵션 행사이익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 170억원(11명), 2021년 351억원(10명), 올해 상반기에는 792억원(8명) 등 약 1312억원이다. 조사 대상 중 행사이익 규모가 1000억원을 넘긴 유일한 기업이다.

또한, 카카오페이의 785억(8명) 등 계열사 3곳을 모두 합한 카카오그룹의 스톡옵션 행사이익 규모는 2560억으로 전체의 26.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사이익 규모가 큰 개인 상위 5명 중 3명도 카카오그룹 임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종흔 데브시스터즈 대표가 457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류영준 카카오페이 전 대표 409억, 윤석준 하이브아메리카 대표가 384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여민수·조수용 카카오 전 대표는 각각 362억원, 338억원 규모의 스톡옵션 행사이익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내부자의 대량 주식 매각으로 주가가 급락하는 사례가 발생하자 지난 3월 스톡옵션 행사를 통해 취득한 주식에 대해 상장 후 6개월간 매도를 제한하도록 제도를 개편한 바 있다. 이어 상장사 내부자의 지분거래가 사후가 아닌 사전에 공시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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