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망’ 여론, 6년 만에 최악…지지율 반등 고심 중인 尹 ‘난감’
  • 김종일·구민주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22.10.28 12:05
  • 호수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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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가 경제 1년간 현재에 비해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
‘중도’ 잡으려면 ‘경제 회복’ 절실한데…안 보이는 민생정책

‘앞으로 1년간 우리나라 경제가 현재에 비해 어떨 것으로 보십니까?’ 이 질문에 우리 국민은 어떤 답을 했을까. 한국갤럽이 10월2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1년간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66%에 달했다. 이는 갤럽 기준 2016년 10월(66%)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은 ‘부정 전망’ 수치다. ‘좋아질 것’이라고 말한 사람은 11%에 불과했고, ‘비슷할 것’이라고 본 사람은 18%였다. 최근 경제 전망 악화의 핵심 이유 중 하나인 국제 정세와 관련해서도 ‘국제 분쟁이 증가할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58%로 우세했다. 

경제에 대한 ‘부정적 전망’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연구에 따르면 대통령 지지율은 경제와 관련성이 밀접하다. 김덕파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등이 김영삼 전 대통령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 임기까지를 분석한 ‘한국에서의 대통령 지지율과 거시경제’ 논문에 따르면, 대통령 지지율은 과거 경제 상황에 대한 판단(수출 증감률)과 미래 경제 상황에 대한 기대(경기종합선행지수) 모두를 바탕으로 결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경기가 좋을 것으로 전망되고 주가가 오르면, 대통령 지지율은 올랐다. 반대의 경우 지지율은 떨어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갤럽 기준 윤 대통령의 5월 3주 차 지지율은 51%였는데, 당시 경기 전망에 대한 부정적 응답은 40%에 그쳤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6월말부터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섰는데, 경기 전망에서 부정적 응답은 6월부터 50% 이상을 웃돌았다. 김 교수는 “한국에서 대통령 지지율은 비경제적 사건이나 지역·연령 등에 의해 주로 설명되는 것으로 간주되어 왔으나, 분석에 의하면 거시경제 상황이나 전망을 나타내는 변수들이 유의미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경제는 정치에 중요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지지율과 경제의 유의성은 상당히 ‘강건’한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정치 전문가들도 ‘경제는 정치에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윤 대통령이 지지율을 반등시키려면 경제와 민생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은 “윤 대통령이 사로잡아야 할 중도층은 사정 정국 같은 정치공학 이슈에 좌지우지되지 않는다. 철저하게 실리·실용적이다. 먹고사는 문제에 답을 주지 않으면 계속 중립적 위치에서 팔짱 끼고 철저하게 관망하는 자세를 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최 소장은 “윤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민생 문제 해결에 치열하게 나서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어려운 경제 상황과 맞물려 지지율 회복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가 자신들이 원하는 국정 성과를 내기 위해서라도 경제를 먼저 잡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경제 영역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사정 정국 같은 비경제 영역에서도 여론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투트랙 전략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경제위기가 더 큰 지지율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지금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무능’이라는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는데, 앞으로 경제위기가 닥치면 무능 이미지는 더 고착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 지지율이 10%대를 기록했다는 사실을 환기하며 “앞으로 계속 경제위기가 몰려올 텐데 지지율이 반등하는 게 아니라 더 추락하는 상황이 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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