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 파묻힌 절규” 149명 사망 이태원 참사…악몽된 핼러윈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2.10.30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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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76명 중 중상 19명…사망자 대부분 10~20대
10월30일 오전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 모습. 전날 밤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149명이 사망하는 대규모 압사 참사가 났다. ⓒ 연합뉴스
10월30일 오전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 모습. 전날 밤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149명이 사망하는 대규모 압사 참사가 났다. ⓒ 연합뉴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발생한 대규모 압사 참사로 인한 사망자가 149명으로 늘었다. 

소방당국은 30일 오전 6시 기준 149명이 숨지고 76명이 다쳐 모두 22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오전 4시 기준 사망자는 146명이었지만, 부상자 중 일부가 치료 중 숨지면서 149명으로 늘었다. 부상자 가운데 19명은 중상이어서 추후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사망자 중 104명은 병원으로 옮겨진 뒤 사망 판정을 받았다. 45명은 현장에서 숨져 원효로 다목적실내체육관으로 시신이 임시 안치됐다가 용산구 순천향대병원 영안실로 옮겨졌다. 사망자 대부분은 10대와 20대인 것으로 파악됐다. 

외국인 사상자는 사망 2명과 부상 15명이다. 이 중 주한미군이 포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과학수사팀을 각 영안실로 보내 사망자의 신원을 파악한 뒤 유족에게 연락할 방침이다. 사상자는 순천향대병원과 국립중앙의료원, 이대목동병원, 강북삼성병원, 서울성모병원, 중앙대병원, 서울대병원, 여의도성모병원 등에 나뉘어 이송됐다.

실종자 신고는 용산구 한남동 주민센터 3층에서 받고 있다. 현재 자신의 자녀나 가족, 친구들을 찾는 시민들이 주민센터를 찾아 사망자·부상자 등과 인적사항을 비교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을 맞아 인파가 몰려 대규모 인명사고가 발생, 소방대원들이 구조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월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을 맞아 인파가 몰려 대규모 인명사고가 발생, 소방대원들이 구조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방당국은 29일 오후 10시15분께부터 해밀톤 호텔 인근에서 사람이 깔려 호흡곤란 환자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수십 건 접수했다. 이날 밤 이태원 일대에서는 핼러윈을 앞두고 곳곳에서 파티가 벌어졌다.

사고는 이태원동 중심에 있는 해밀톤 호텔 옆 내리막길로 된 폭 4m 정도의 좁은 길에 많은 인파가 대거 몰리면서 발생했다.

목격자들은 "몸을 옴짝달싹하기 어려운 정도로 사람들이 빽빽히 몰렸다"며 "누군가가 넘어진 뒤 뒤따르던 사람들도 차례로 도미노처럼 넘어지면서 겹겹이 쌓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사고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 "사람들이 계속 넘어지고 있었지만 뒤에서는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며 "절규하면서 구조요청을 하는데도 주변 음악소리가 너무 커 전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서울경찰청은 수사본부를 구성해 이태원 일대 업소들이 안전조치 의무를 다했는지 등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수사 중이다. 이태원을 담당하는 서울 용산경찰서는 전 직원을 비상 소집하고 경비·교통·형사 등 인력 100명을 동원해 현장을 수습했다. 서울경찰청은 인근 6개 경찰서 형사·의경을 투입했다.

경찰은 경찰청 차장을 본부장으로 재난대책본부를 구성해 사상자 신원 확인과 유족·피해자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검찰도 사고대책본부와 비상대책반을 구성하고 피해자 신원 확인과 검시 절차에 대비 중이다. 

소방당국은 전날 오후 10시43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오후 11시50분 대응 3단계로 격상하고 구급차 142대를 비롯해 구조 인력과 장비를 대거 투입했다. 오후 11시13분엔 대응 2단계를 발령하면서 이태원 일대 업소들에 핼러윈 축제를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경기 내 모든 재난거점병원인 14개 병원과 15개 권역응급의료센터 재난의료지원팀(DMAT), 응급의료지원센터도가 모두 출동해 응급 치료를 맡았다. 

현장에서는 최태영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이 구조를 지휘하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등이 도착해 수습 작업을 벌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상황실에서 사고 수습을 지휘했다. 유럽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네덜란드에서 일정을 중단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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