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힘이 없어 그런가’…봉화 광산 실종자 가족들의 한탄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2.11.03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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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지시 후 시추기계 2대 투입…1대 고장, 1대 엉뚱한 곳 뚫어”
31일 오전 경북 봉화군의 한 아연 채굴 광산에서 붕괴사고 구조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이곳에서는 지난 26일 붕괴사고가 발생해 2명이 고립됐으며 소방당국과 광산 관계자들이 구조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10월31일 오전 경북 봉화군의 한 아연 채굴 광산에서 붕괴사고 구조작업이 이어지는 모습. 이곳에서는 지난 10월26일 붕괴사고가 발생해 2명이 고립됐으며 소방당국과 광산 관계자들이 구조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달 26일 오후 6시쯤 발생한 경북 봉화 광산 매몰 사고 실종자 구조 작업이 9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실종자 가족이 구조 작업에 대해 “너무나도 수동적인 태도”라고 비판했다.

경북 봉화군 아연 광산 매몰 사고 실종자 2명 중 1명의 조카인 A씨는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2박3일쯤으로 예측됐던 구조 기간이 왜 9일째 이어지고 있는가’라는 진행자 질문에 “저희도 그 부분이 너무나도 답답하다”면서 “삼촌이 거기 갇힌 날로부터 구조 작업이 너무나도 수동적인 태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A씨는 “뉴스에는 특수구조대 수십 명이 투입됐다고 보도 됐었다”면서 “현장에서는 이 회사에서 일하는 광부님들, 노동자님들이 3교대나 4교대로 움직이면서 약 여섯 명씩 들어가서 작업 중이었다”고 지적했다.

A씨는 구조작업에 속도가 붙기 시작한 시점을 지난 달 29일 윤석열 대통령의 ‘최선 구조’ 지시 이후로 기억했다. 다만 A씨는 “(윤 대통령 지시 후) 시추 기계 2대가 들어왔는데 그 중 하나는 고장난 것이었고, 또 다른 1대는 헛발질을 해서 다른 곳에 뚫었다”면서 “너무 화가 나서 (시추 지점을) 어떤 근거 및 자료로 정했느냐 했더니 ‘20년 전 도면을 갖고 정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너무 어이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더 이상 이 회사 간부의 말을 믿을 수도 없고, 작업 현장을 보고 너무나도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면서 “기자님이 오실 때 카메라 앞에서 울부짖으며 호소하자 다음날부터 구조 작업 분위기와 속도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꼬집었다.

A씨는 ‘가족들끼리 우리가 힘이 없어서 이런가 하는 한탄도 많이 하겠다’는 진행자 질문에 “당연히 그렇다”면서 “대통령님 지시에도 일처리가 일사천리가 되지 않는다. 시추 기계도 고장나고, 20년 전 지도로 이렇게 오래 구조작업을 하는 이 상황이 정말 이해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실종자를 포함한 작업자들이 사고 지점 작업에 투입된 것 자체가 옳지 않다는 지적도 내놨다. A씨는 “제가 알기론 지난해 12월 산업통상자원부 안전진단으로 여기 갱에 충진 작업을 멈추고 차량이나 인권 접근 금지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안다”면서 “그럼에도 여기에서 작업을 했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한편 구조당국은 붕괴 사고 9일만인 이날 시추에 성공, 내시경 등 장비를 동원해 실종자들을 수색 중이다. 실종자들의 생존 신호가 확인되는 대로 갱도 내부로 물, 의료품 등을 내려보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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