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말 대목에도 소비 감소할 것…치솟는 물가 탓”
  • 지웅배 디지털팀 기자 (jwb0824@gmail.com)
  • 승인 2022.11.04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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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C 방송 전국소매연합(NRF) 자료 인용 보도
소비 예상액은 지난 10년과 비슷…실질 구매력 감소
소비자가 11월3일(현지 시각) 미 워싱턴 DC의 식료품점에서 쇼핑하고 있다. ⓒEPA
소비자가 11월3일(현지 시각) 미 워싱턴 DC의 식료품점에서 쇼핑하고 있다. ⓒEPA

연말 쇼핑 대목에도 미국인들의 소비가 둔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치솟는 물가 앞에 연말 특수도 힘을 못 쓴다는 분석이다.

3일(현지 시각) 미 CNBC 방송은 전국소매연합(NRF) 자료를 인용하면서 미국의 11∼12월 소매 매출은 9425억~9604억 달러(약 1344조~1370조원)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온라인 매출은 2628억 달러(약 373조원)로 추산했다. 명목 수치상으론 늘어난 값이지만, 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실제 소비하는 감소하는 셈이다.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8.2%, 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는 6.2% 올랐다.

연말은 미국의 쇼핑 대목이다. 유통업체들은 추수감사절에서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기간 동안 대대적 할인에 들어간다. 소비자도 이에 맞춰 구매를 크게 늘리곤 한다.

지난 2년간은 ‘보상 심리’로 연말 소비가 더 늘었다. 소비자들이 연말에 자신에게 선물을 주면서 코로나19 대유행의 어려움 속에서 위안을 얻고자 하는 식이었다. 2020년 연말 쇼핑 시즌 매출액은 7773억 달러(약 1109조원)로 전년 동기보다 8.2% 증가했다. 지난해에도 8893억 달러(약 1269조원)로 13.5% 늘었다.

반면 올해는 고물가로 구매력이 감소한다는 전망이다. NRF는 올 연말 미국 소비자들은 선물과 장식품, 음식 등에 약 832달러(약 119만원)를 쓸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는 지난 10년간의 추세와 비슷하지만, 물가가 급등해 실제로 살 수 있는 상품은 줄어든 상황이다.

특히 저소득층과 중산층은 물가 급등으로 선물 구매를 줄일 수 있다. 식료품·에너지 물가와 집값 등 필수적 분야에서 물가 상승에 큰 압박을 느끼기 때문이다. 또 소비자들은 팬데믹 기간 모은 돈으로 의류나 전자제품과 같은 물품 소비보다는 식료품과 외식, 여행 등 경험 위주 소비에 더 돈을 많이 쓴다는 예상이다. 이는 고용 인원으로도 드러난다. 연말 쇼핑 시즌을 위한 임시직 고용 규모도 지난해 66만9800명보다 줄어든 45∼60만 명으로 추산된다.

컨설팅회사들의 예상도 비슷하다. 베인앤컴퍼니는 연말 쇼핑 시즌 명목 매출이 7.5% 증가하며, 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실질 매출은 1∼3% 늘어난다고 전망했다. 알릭스파트너스는 올 연말 유통업체 명목 매출이 4∼7% 늘어난다고 예상했다. 이는 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매출이 실제로는 감소하는 셈이다. 딜로이트는 그보다 적은 4∼6% 정도의 명목 매출이 늘어나겠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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