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보다 더 올랐다…가공식품 물가, 9.5% ‘역대급 상승’
  • 지웅배 디지털팀 기자 (jwb0824@gmail.com)
  • 승인 2022.11.07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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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상승률, 13년5개월 만에 최대치…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탓
지난 10월13일 오후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0월13일 오후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10월 가공식품 대부분의 가격이 전년보다 올랐다. 또 가공식품은 전체 물가 상승에 기여하는 정도도 석유류를 앞질렀다.

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 자료를 보면 10월 가공식품의 물가 지수는 113.18로 작년 같은 달보다 9.5% 상승했다. 이는 2009년 5월(10.2%) 이후 최대 상승률이다. 해당 지수는 2020년을 100으로 기준 잡고 현재 물가를 환산한 값이다.

가공식품 내 품목별로 보면 73개 품목 중 70개 품목이 전년 동월보다 올랐다. 식용유(42.8%), 밀가루(36.9%), 부침가루(30.8%), 국수(29.7%), 물엿(28.9%) 등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유식(0.0%), 유산균(-2.0%), 과실주(-3.3%) 등 3개 품목만이 제자리를 유지하거나 떨어졌다.

9월과 비교하면 73개 품목 중 54개 품목이 상승했다. 10개 중 7개 이상이 물가가 오른 셈이다. 치즈(11.0%), 라면(8.9%), 시리얼(8.1%), 두유(8.0%), 스낵과자(8.0%) 등의 가격이 주로 상승했다. 가공식품 물가는 전월보다 1.6% 올라 지난 3월의 1.7% 이후 최대 상승 폭을 보였다.

가공식품 물가 급등 원인은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오른 탓이다. 특히 곡물·팜유·원유 등이 주요 원인이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지난 3월에 역대 최고치인 159.7을 기록했다. 주요 곡물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일어나며 곡물 수출량이 급감했다.

팜유는 올해 상반기 가격이 급등했다. 인도네시아가 식용유 수출 금지하면서, 식용유의 원료인 팜유의 가격도 덩달아 오르게 됐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소비 가격에 반영되는 데에는 3~6개월이 걸려, 지금에야 그 여파가 이제야 드러나는 상황이다. 식품 업체들은 원료 재고를 소진한 뒤 새로 수입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가공식품은 한번 가격이 오르면 잘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가 전반으로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전체 물가에 대한 가공식품의 기여도에서 드러난다. 지난 1월 0.36%포인트에서 9월 0.75%포인트, 10월 0.83%포인트로까지 확대된 상황이다.

반면 지난 물가 상승에 주원인이었던 석유류의 기여도는 줄어드는 흐름이다. 지난 1월 0.66%포인트에서 6월 1.74%포인트까지 올랐다가, 9월 0.75%포인트, 10월 0.42%포인트로 내려앉았다.

한편 식품 업계는 가격 인상을 또다시 예고한 상황이다. 삼양식품이 7일부터 불닭볶음면과 삼양라면 등 13개 브랜드 제품 가격을 평균 9.7% 인상하기로 했다. 팔도는 이달 중 비락식혜와 뽀로로 등 음료 8종의 출고가를 평균 7.3% 올린다고 했다.

유제품과 이것이 재료로 쓰이는 제품 가격도 높아질 전망이다. 최근 낙농가와 우유업계가 원유(原乳) 기본가격을 L(리터)당 49원 올리기로 했다. 원유는 가공되지 않은 우유를 말한다.

이에 기획재정부는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서 "먹거리를 중심으로 물가 상방 압력이 지속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가공식품 가격 인상 최소화 등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 정책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식품 원료에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분야별로 업계 간담회 등 협의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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