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은 지금 때아닌 ‘풍산개 3마리’ 논쟁 中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2.11.08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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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에게 선물 받은 개, 쓸모 없어졌나…전직 대통령 개도 나라가 관리?”
홍준표 대구시장이 2022년 7월5일 대구시청 동인동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구시 홈페이지
홍준표 대구시장이 2022년 7월5일 대구시청 동인동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구시 홈페이지

문재인 전 대통령의 풍산개 양육을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문 전 대통령이 풍산개들을 정부에 반환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개 3마리도 건사 못하면서 어떻게 대한민국을 5년이나 통치했는지”라고 비난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시행령 개정이 늦어져 발생한 문제라며 반발했다.

홍 시장은 8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선물 받은 풍산개가 이제 쓸모가 없어졌나보다”며 “김정은 보듯 애지중지 키우더니, 사료값 등 나라가 관리비를 안 준다고 이제 못 키우겠다고 반납하려고 하는 것을 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직 대통령은 키우는 개도 나라가 관리해주는가”라며 “참 좋은 나라”라고 비꼬았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7일 SNS를 통해 “풍산개 사료비·의료비·사육사 인건비 등에 250여만 원의 예산 지원 계획이 수립되기도 했다”며 문 전 대통령을 향해 “퇴임 이후 본인이 키우는 강아지 사육비까지 국민 혈세로 충당해야겠느냐”고 반문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풍산개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과 풍산개 ⓒ연합뉴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3차 남북정상회담 직후 김 위원장에게 ‘곰이’와 ‘송강’을 선물 받았다. 이후 ‘곰이’는 ‘다운이’라는 새끼도 낳았다. 대통령기록관에 따르면 대통령기록물법상 국가 원수 자격으로 받은 풍산개도 대통령기록물로 분류돼, 대통령 퇴임 시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하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대통령기록관은 동식물을 관리·사육할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았다. 또 키우던 주인과 사는 게 동물복지 차원에도 바람직하다는 판단으로, 대통령기록관은 문 전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인 지난 5월9일 문 전 대통령에게 풍산개를 맡기는 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은 ‘사육 및 관리에 필요한 물품 및 비용을 예산 범위 내에서 지급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후 대통령기록관은 지난 6월부터 ‘동식물일 경우 키우던 전 대통령에게 관리 비용을 지원하고 맡길 수 있다’는 내용을 시행령으로 마련하는 것을 추진했지만,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문 전 대통령 측은 7일 보도자료를 통해 ‘대통령실의 반대’가 원인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행정안전부는 6월17일 시행령 개정을 입법 예고했으나, 이유를 알 수 없는 대통령실의 이의 제기로 국무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며 “행안부는 일부 자구를 수정해 다시 입법예고 하겠다고 했으나 지금까지 진척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쿨하게 처리하면 그만이다. 정부 측에서 싫거나 더 나은 관리방안을 마련할 경우 언제든지 위탁을 그만두면 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대통령실은 “문 전 대통령 측이 풍산개를 맡아 키우기 위한 근거 규정을 두려고 했으나 대통령실 반대로 시행령이 개정되지 않았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맞대응에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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