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본, 윤희근 청장·박희영 구청장 집무실 등 55곳 압수수색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2.11.08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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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청장·김광호 서울청장 등 경찰 지휘부 휴대폰 확보 방침
용산구청·소방재난본부·이태원역 등도 압수수색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을 수사하는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11월2일 오후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압수수색을 마치고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을 수사하는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11월2일 오후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압수수색을 마치고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경찰청과 서울경찰청, 용산구청 등 총 55곳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나섰다.

특수본은 8일 오전 10시부터 경찰청과 서울경찰청, 용산경찰서, 용산구청, 서울시소방재난본부, 서울종합방재센터, 용산소방서, 서울교통공사 본부, 이태원역 등 4개 기관 55곳에 수사 인력 84명을 보내 자료를 확보 중이다.

지난 2일 서울경찰청과 용산경찰서, 용산구청 등 8곳에 대한 압수수색 후 엿새만이다.

이날 압수수색에서 윤희근 경찰청장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등 경찰 수뇌부 집무실도 포함됐다. 늑장보고 및 부실 대응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윤 청장과 김 서울청장의 휴대전화 등도 압수할 것으로 보인다.

윤 청장과 김 서울청장은 핼러윈 대비 안전 대책을 소홀히 하고 참사 발생 사실을 뒤늦게 인지, 경찰의 부실한 사고 수습을 초래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의 집무실도 압수수색 대상이다. 이 전 서장은 핼러윈 기간 경찰 인력을 더 투입해야 한다는 안전 대책 보고에도 사전 조치를 하지 않고 참사가 발생한 지 50분 뒤에서야 현장에 도착한 혐의 등으로 입건됐다. 또 김 서울청장 등 지휘부 보고 지연과 참사 발생 직후 현장에 도착했다는 내용으로 상황보고서를 조작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특수본은 이 전 서장의 휴대전화 등을 확보해 혐의와 관련한 구체적인 경위를 파악할 방침이다. 

특수본은 서울경찰청 정보·경비부장실과 112상황실장실, 용산경찰서 정보·경비과장실도 압수수색 중이다. 서울경찰청과 관할 용산경찰서의 정보라인이 참사 전 인파 과밀에 따른 안전 사고를 예상한 보고서를 작성해 보고했는지, 이 보고서가 사후 삭제 됐는지가 수사의 초점이다.

특수본은 윤 청장이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용산경찰서 정보보고서가 삭제됐다고 확인한 만큼, 이 과정에서 상급자의 회유·압력이 있었는지도 살펴볼 예정이다.

참사 4시간 전부터 접수된 112 신고 전파와 현장 대응도 전반적으로 수사할 전망이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11월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안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박 구청장, 남화영 소방청장 직무대리, 윤희근 경찰청장,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오세훈 서울시장 ⓒ 연합뉴스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11월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안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박 구청장, 남화영 소방청장 직무대리, 윤희근 경찰청장,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오세훈 서울시장 ⓒ 연합뉴스

특수본은 박희영 용산구청장실과 부구청장실, 행정지원국·문화환경부 사무실, CCTV 통합관제센터 등 19개소에 대한 영장도 집행, 관련 자료를 확보 중이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상 안전 대책을 마련해야 할 주무 지방자치단체인 용산구청이 적절한 재난안전관리 조치를 했는지와 참사 뒤 박 구청장 등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입증할 자료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와 서울종합방재센터 종합상황실, 용산소방서 등 소방 관련 7곳도 압수수색 대상이다. 이들 소방 관련 조직은 119 신고를 접수해 구조인력의 현장 출동을 명령하는 계통이다.

용산소방서에서는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집무실을 중점적으로 관련 자료 확보에 나선 것으로 확인된다.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된 최 소방서장은 참사 발생 전 112신고를 받은 경찰의 공동대응 요청을 받고도 출동이 필요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해 추가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특수본은 또 참사 당일 이태원역 지하철 무정차 통과 요청과 관련, 경찰과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는 서울교통공사 본사와 이태원역도 압수수색 중이다.

특수본 관계자는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주요 피의자와 참고인의 휴대전화와 핼러윈 축제 관련 문서, 관련 CCTV 영상파일, 컴퓨터 저장 정보 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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