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스포츠파크엔 벌써부터 진한 ‘녹차 향’이 가득
  • 이상욱 영남본부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2.11.13 15:35
  • 호수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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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가본 ‘2023 하동세계차엑스포’
내년 2월부터 테마 전시관 6개 설립

남해고속도로 하동IC에서 승용차로 15분 떨어진 하동스포츠파크. 이곳은 현재 공설운동장과 농어촌 복합 체육시설 등이 있지만, 내년 4월이면 2023 하동세계차엑스포 전시관이 들어선다. 하동 군민들이 스포츠 활동을 즐기던 공간은 그야말로 차(茶) 분야 최초의 정부 승인 국제 행사장으로 변모한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간직한 경남도와 하동군이 세계를 향해 ‘야생차 산업’이라는 카드를 빼들었다. 내년 5월4일부터 6월3일까지 31일 동안 하동스포츠파크와 하동야생차문화축제장에서 ‘2023 하동세계차엑스포’를 열어 135만 명의 관람객을 불러모을 계획이다.

지난 9월 한 연인이 경남 하동군 악양면의 매암제다원에서 차를 마시며 경관을 감상하고 있다. ⓒ하동세계차엑스포 조직위원회 제공

대형 국제행사 개최할 능력 보여줄 시험대

하동세계차엑스포는 ‘자연의 향기, 건강한 미래, 차(茶)!’를 주제로 하는데, 하동 차의 명성은 결코 우연히 이뤄진 것이 아니라 뿌리 깊은 역사적 배경과 기원이 존재한다. 하동의 차농업은 1200여 년의 역사를 지녔다. 《삼국사기》는 신라 흥덕왕 3년(828)에 당나라에 갔던 대렴이 차나무 종자를 가져와 왕명으로 지리산 남녘인 화개동천에 심었다고 전한다.

화개면 운수리 쌍계사 주변은 지방기념물 제61호인 ‘우리나라 차 시배지’로 지정됐고, 차의 고장이자 성지임을 증명하듯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차나무(경상남도 지정기념물 제264호)가 도심마을에 있다. 품질의 우수성도 이미 여러 차례 입증됐다. 국내에서는 2015년 국가중요농업유산 6호로, 해외에서는 2017년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됐다. 차 분야에서는 전 세계 통틀어 네 번째이자 우리나라 최초다.

2020년 8월 정부로부터 낭보가 전해졌다. 당시 기획재정부 국제행사심사위원회가 하동세계차엑스포를 국제행사로 최종 승인한 것이다. 서울에서 300㎞ 이상 떨어진 하동은 사회기반시설이 열악해 이런 대형 국제행사를 치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있었다.

그럼에도 경남도는 하동세계차엑스포 조직위원회를 설립하고, 교통 여건을 개선하는 등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다. 소도시인 하동은 대형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음을 입증할 시험대에 올라있다. 이진섭 기획본부장은 “최근 엑스포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며 “하동이 ‘큰일’을 해낼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하동 녹차의 품질은 세계에서도 높이를 인정받고 있다. 2017년 스타벅스 본사에 ‘K-MATCHA’라는 이름으로 가루녹차를 수출했을 정도다. 하동세계차엑스포는 국내외적으로 하동 야생차의 우수성을 알리는 장이 된다. 정경자 홍보부장은 “이번 엑스포는 녹차 종주국으로서의 위상 회복과 국가 브랜드를 제고하고, 하동 녹차가 먹거리만이 아니라 지역경제 발전을 도모하는 산업으로 나갈 수 있는 방향을 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천년관·웰니스관·월드티아트관·산업융복합관 등 전시·특화시설이 하동스포츠파크 내 박람회장 12만㎡에 설치된다. 정경자 홍보부장은 “올해 12월 부지 조성에 이어 내년 2월부터 전시관을 설치한다”며 “차 향기가 잘 전해질 수 있도록 전시관을 다채롭게 연출할 계획”이라고 했다.

하동스포츠파크에 자리할 주제전시관인 ‘천년관’. 이곳에서는 차의 기원과 선비 문화로 꽃피운 조선의 차, 전통을 잇고 내일을 여는 차산업, 세계의 유산 하동 천년차 등 주제별 전시공간마다 콘텐츠 영상과 음향시설이 설치된다. 역사적 문헌에 기록된 하동 야생차의 우수성을 미디어아트 형식으로 소개하는 것이다. 정 부장은 “세계유전자은행에 등재된 하동 천년차나무 유전체와 하동 10대 다원을 소개할 계획”이라고 했다.

하동세계차엑스포 조직위원회가 10월6일 경남대학교 국제세미나실에서 경남대학교와 성공적인 엑스포 개최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하동세계차엑스포 조직위원회 제공

“국내외 다양한 비즈니스 장이 될 전망”

국내외 업체와 하동군 제다업체가 녹차와 차 문화용품, 화장품, 의약품 등을 선보일 ‘산업융복합관’은 독립 부스와 기본 부스로 나뉘어 설치될 예정이다. 융복합 산업으로 확장되는 녹차의 각종 미래가치를 선보이는 것이다. 이진섭 본부장은 “이 행사장은 국내외 녹차 관련 기업의 전시·홍보와 판매, 바이어 상담을 위한 장소”라며 “해외 바이어들과 국내 참가 기업들의 판로 개척을 위한 다양한 비즈니스 장이 될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이 외에도 하동스포츠파크에는 녹차의 항바이러스·항노화·항암 등 의학적 효능과 내 몸에 맞는 차를 알려주는 ‘웰니스관’, 차 생활과 예술을 느껴보는 ‘월드티아트관’이 설치된다. 하동야생차박물관이 소재한 화개면 제2행사장에는 뿌리 깊은 차나무와 지리산 이야기를 볼 수 있는 ‘차 영상관’, 국내 및 세계 차 시음으로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차 치유 존’이 들어선다.

하동세계차엑스포 조직위원회는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볼거리와 체험행사로 행사장을 가득 채울 계획이다. 특히 2030 MZ세대 청년층부터 4050 가족 단위 중장년층을 거쳐 6070 실버세대 노년층까지 폭넓은 관람객 유치에 매진한다. 하동세계차엑스포 조직위원회는 ‘천년을 이어온 야생차 향기 가득한 자연 속에서 즐기는 힐링 & 익사이팅 엑스포’를 준비하고 있다.

관람객들은 차 시배지에서 펼쳐지는 각종 힐링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또한 금오산에서 내려다보는 남해 다도해와 한려수도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하동플라이웨이 케이블카’, 아시아 최장 ‘하동코리아 짚와이어’ 같은 짜릿한 익스트림 스포츠를 함께 즐길 수 있다. 하동세계차엑스포 조직위는 아름다운 10대 다원을 연계한 다원(茶園)과 다실(茶室) 투어, 편백자연휴양림 등 숙박·캠핑 시설까지 완비해 관람객들에게 휴양과 힐링을 동시에 제공한다.

하동군은 2014~15년 농촌융복합산업지구 조성사업을 통해 녹차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했다. 2020년 12월 기준 1066농가가 726ha 규모 차밭에서 연간 1223톤의 차를 생산했다. 전국 총생산량(4061톤)의 30.1%에 달한다. 매년 5월엔 하동 야생차 축제를 열어 하동차를 알리고 있다. 관람객 135만 명 유치를 목표로 하는 경남도와 하동군은 이번 행사를 통해 생산유발효과 1892억원과 2363명의 고용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옥순 하동세계차엑스포 조직위원회 사무처장은 “2023 하동세계차엑스포는 경상남도와 하동을 찾는 모든 이를 위해 도민과 군민 모두가 행사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지리산의 자연, 섬진강의 바람, 함께하는 찻자리’ 등을 대접하는 ‘경상남도 하동군’이라는 집안의 큰 경사이자 잔치”라며 “이번 엑스포는 하동이 야생차 산업의 시작점이자 표본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관람객들에게 차가 주는 감동을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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