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0%에서 3.25%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기준금리는 2012년 7월 이후 10년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한은 금통위는 24일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올해 마지막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한은은 이번 인상으로 올해 4월, 5월, 7월, 8월, 10월에 이어 1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여섯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렸다. 아울러 기준금리는 지난해 8월부터 약 1년3개월 기간에 2.75%포인트 올랐다.
금통위가 금리 인상 행진을 이어간 데에는 물가 오름세가 꺾이지 않아서다. 물가상승률은 지난 7월 6.3%로 정점을 찍은 후 8월(5.7%), 9월(5.6%) 떨어지다가 10월에는 5.7% 올랐다. 석 달 만에 다시 높아졌다. 향후 1년의 물가 상승률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7월 역대 최고 기록(4.7%) 이후 다섯 달째 4%대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 확대도 금리 인상의 배경 중 하나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3.75~4%다. 미 연방준비제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오는 12월 13~14일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연준이 내달 0.5%포인트를 인상하면 한·미간 금리 격차는 1~1.25%포인트로 벌어진다.
다만 2연속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은 단행하지 않았다.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세가 진정된 가운데 가파른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와 자금시장 경색위험이 커지고 있는 만큼 금통위가 속도 조절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에서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함께 발표했다. 한은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2.1%에서 1.7%로 낮췄다. 이 같은 전망이 현실화할 경우 한국경제가 2% 미만의 성장률을 보인 것은 4차례의 위기뿐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0.7%), 금융위기 때인 2009년(0.8%), 외환위기였던 1998년(-5.1%), 오일쇼크가 왔던 1980년(-1.6%) 등이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존 3.7% 전망에서 3.6%로 하향 조정했다. 올해 성장률은 기존 2.6%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 물가는 5.1%로 전망해 기존 전망 5.2%보다 낮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