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내분 커지나…젤렌스키, 키이우 시장과 설전
  • 유승혁 디지털팀 기자 (kongna123@naver.com)
  • 승인 2022.11.28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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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우 정전 사태 대응…젤렌스키 “불충분”, 클리치코 “정치 공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022년 11월26일(현지 시각) 키이우에서 열린 식량안보 국제정상회의 참석 이후 언론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022년 11월26일(현지 시각) 키이우에서 열린 식량안보 국제정상회의 참석 이후 언론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

러시아의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들의 전력난이 심화한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이 당국의 정전 사태 대응을 두고 설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27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5일 “클리치코 시장이 비상대피소를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시 당국의 준비가 충분하지 않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클리치코 시장은 즉각 반발했다. 그는 텔레그램을 통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정치 투쟁에 엮이길 원치 않는다. 나는 시에서 할일이 있다”며 “키이우 시내 곳곳에 430개 보호소를 설치하고 100개를 추가로 세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 측이 이해할 수 없는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는 등 시 당국의 노력을 깎아내리기 위한 조작 행위를 하고 있다”며 “오늘 우리 모두는 그 어느 때보다도 단결하고 협력해야 하는데 여기선 일종의 정치적 게임이 벌어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키이우시의 정전 대응과 관련해 몇 차례 지적한 바 있다. 그는 “정부 차원에서 우크라이나 전역에 수천 개 센터에 난방, 물, 인터넷, 휴대전화 연결 등을 제공한 것과 달리 키이우시 정부의 주민 지원 노력이 충분치 않다”며 “시의 지원 내역을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끄는 정당 ‘국민의 일꾼’도 클리치코 시장을 비판했다. 다비드 아라하미야 국민의 일꾼 원내대표는 “실제로 키이우 주민들이 느끼는 건 클리치코 시장이 설명하는 바와 크게 다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 당국은 일주일 동안 지원 내역을 제출하고 시장이 함께 보호소에 대한 조사를 할 것을 제안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키이우에서는 지난주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대규모 정전이 발생해 전기와 수도 공급이 끊기는 사태가 벌어졌다. 몸을 녹이거나 휴대전화를 충전하려는 시민들이 보호소에 장사진을 치는 상황이 나타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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