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반 전쟁’ 벌이는 쿠팡과 CJ…대체 무슨 일이?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2.12.01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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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과도한 마진율”…쿠팡 “공급 계약 불이행”
쿠팡은 최근 비비고 만두와 김치, 햇반 등 CJ제일제당의 주요 제품에 대한 발주를 중단했다. ⓒ연합뉴스
쿠팡은 최근 비비고 만두와 김치, 햇반 등 CJ제일제당의 주요 제품에 대한 발주를 중단했다. ⓒ연합뉴스

쿠팡과 CJ제일제당의 ‘햇반 전쟁’이 한창이다. 햇반 등 상품 납품 단가와 마진율 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이 쿠팡의 CJ제일제당 상품 발주 중단 사태로 이어졌다. CJ제일제당은 쿠팡이 제시한 마진율을 받아들이지 않자 일방적으로 발주를 중단했다며 ‘유통사 갑질’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반면 쿠팡은 오히려 CJ제일제당이 올해 들어 수차례 납품가를 올리면서도 발주 물량을 제대로 공급하지 않았다고 맞서고 있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비비고 만두와 김치, 햇반 등 CJ제일제당의 주요 제품에 대한 발주를 중단했다. 쿠팡에서는 현재 선매입한 CJ제일제당 제품이 판매되고 있지만 재고가 소진되면 판매를 중단할 전망이다.

상품 납품 단가와 마진율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의견 차이가 이번 갈등의 주된 배경으로 지목된다. 그러나 책임 소재에 대한 양사의 주장은 극명히 엇갈린다. CJ제일제당은 쿠팡이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의 마진율을 요구했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일방적으로 발주 중단을 통보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쿠팡의 마진율은 업계에서도 높은 수준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6대 유통업태 주요 브랜드 34개의 판매수수료 등 서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쿠팡의 지난해 실질 수수료율은 29.9%였다. 온라인쇼핑몰 평균 실질 수수료율(10.3%)의 3배에 가까운 수치다.

반면 쿠팡은 마진율 협상이 아닌 CJ제일제당의 계약 불이행 때문에 상품 발주 중단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CJ제일제당이 연초부터 수차례에 걸쳐 가격 인상을 요구해온 한편 발주 약속 물량을 공급하지 않는 등 갑질을 해왔다는 주장이다.

쿠팡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납품률은 50~60%대 수준에 불과했다. 다른 대형 식품업체의 평균 납품률은 90% 수준이다. 쿠팡은 CJ제일제당이 이처럼 계약 물량에 못 미치는 상품을 공급하다 가격을 인상한 뒤에는 상품을 대거 공급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CJ제일제당의 이런 납품 행태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매출의 95% 이상이 자체 물류센터를 이용한 직매입에서 발생하는데, 이를 위해 제조사의 납품 규모에 맞춰 사전에 공간과 인력을 선제 확보한다. 납품 물량이 발주 물량보다 적으면 공간 및 인력의 손실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게 쿠팡의 주장이다.

쿠팡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 쿠팡은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기 위해 대기업들과 협상을 진행해 오고 있다”며 “재벌과 대기업이 장악했던 유통시장에 많은 중소기업이 성장하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쿠팡에 대한 납품률이 다른 채널들에 비해 높은 편”이라며 “즉석밥의 특성상 이커머스를 통해 대량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고 쿠팡 로켓배송을 이용하는 비율도 높은 만큼 쿠팡에 물량을 덜 배정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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