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IRA 피해 크면 美 조지아 공장 경제성 재검토할 수도”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2.12.16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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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드 부사장 “단지 몇 년만 공정한 기회 달라는 것”
로버트 후드 현대자동차 정부 업무 담당 부사장 ⓒ현대차그룹
로버트 후드 현대자동차 정부 업무 담당 부사장 ⓒ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 고위관계자가 한국산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대상에서 제외한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인한 피해가 늘어날 경우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투자의 경제성을 다시 고려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로버트 후드 현대차 정부 대응 담담 부사장은 15일(현지 시각) 우드로윌슨센터가 주최한 웨비나에서 ‘현대차가 IRA로 인해 조지아주 투자를 취소하거나 축소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IRA의 윤곽이 드러나며 우리는 확실히 선택지들을 살펴 왔다. 여전히 우리 회사가 계속 주시해야 할 경제적 결정”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부터 미국 내 전기차 판매와 시장 점유율을 계속 늘려야 공장이 완공됐을 때 가동률을 유지할 수 있다”면서 “판매가 증가하기 시작하지 않으면 공장이 경제적으로 타당한지 진지하게 질문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말했다. 미국 내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조지아 전기차 공장 완공시점인 2025년까지 미미할 경우 공장 운영의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조지아주에 2025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연간 전기차 30만대 양산가능한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또 현대자동차그룹은 SK온과 조지아주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기로 했다. 해당 전기차와 배터리공장에 투자하는 규모만 55억 달러(약 7조2000억원)다.

후드 부사장은 공장을 유치한 조지아주와의 계약을 통해 인센티브를 받기로 했지만 현지 고용과 생산 규모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패널티를 물게 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IRA로 인해 잠재적으로 우리 성장에 계속 피해를 보게 된다면 우리가 어디로 갈지 진지하게 평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인건비와 생산비용 등이 저렴한 멕시코를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현대차가 미국을 떠나고 싶지 않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기아차의 조지아 공장과 현대차의 앨라배마 공장이 워낙 성공적이어서다.

후드 부사장은 그러면서 “단지 몇 년 동안만 우리에게 공정한 기회를 달라”며 다시금 IRA를 통한 한국산 전기차 차별을 제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어 “유럽연합은 IRA에서 (미국으로 투자를 촉진하도록) 규정한 산업정책에 대해 논쟁을 만들고 있지만 현대차는 이미 미국에 투자를 결정한 상태”라고 역설했다.

그는 아울러 여러 명의 미국 행정부 고위당국자와 의회 관계자를 만나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면서 “그들은 우리의 고충에 매우 공감하고 있다”며 “우리의 요청은 미국이 원했던 투자를 한다는 이유로 벌하지 말아 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와 현대차는 조지아 전기차 공장 완공 시점인 2025년까지 3년간 북미지역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대해 세액공제 형태로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한 IRA 규정의 시행을 미뤄달라는 의견을 미국 정부에 제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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