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그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인 데 대해 “인간으로서 기본이 안 돼 있다”고 비판했다.
문 전 의장은 1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피의자로 간주해 안 만나는 것인가’라는 진행자의 물음에 “애초에 무죄추정 원칙에도 어긋나고 헌법적으로도 그렇고 더군다나 야당 대표와 본인이 표 차 얼마 안 나게 떨어졌는데 낙선자를 대우하는 기본도 안 돼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윤 대통령이 이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에 그간 응답하지 않은 데 대해선 “이해가 안 된다”며 “역대 대통령 중에 이렇게 야당과 대화 안 하는 대통령은 나는 처음 봤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전 대통령도 대화 안 한다고 말하지만, 그 양반도 대통령 되자마자 5개 야당하고 다 만났다”며 “(지금까지 야당 대표를) 안 만난 대통령이 없다.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도 (다 만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화의 시작은 힘이 있는 쪽에서 먼저 악수를 내밀어야 모든 일이 진행된다”며 “지금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만하고 무시하고 이런 속에서 무슨 대화가 되는가”라고 재차 비판했다.
아울러 이 대표의 ‘4년 중임제 개헌’ 입장 발표에 대해서는 “이제야 이 대표답고 제1야당 대표다운 모습이 돌아왔다는 생각이 들어 기자회견 자체를 평가한다”며 “늦은 감은 있지만 아주 늦은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12일) 국회 사랑재에서 진행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을 향해 영수회담을 제안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저는 이미 여러 차례 대통령과의 회담을 제안했다. 그 제안은 지금도 유효하다”며 “일방통행 국정을 중단하고 실종된 정치의 복원에 협력해줄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이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다시 한 번 제안한 데 대해 “회담은 언제나 열려있다”면서도 “다만 국회 상황이나 여러 제반 여건을 고려해서 판단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