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檢 재소환 응하기로…이번에도 ‘나홀로 출석’ 못 박아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3.01.30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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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심문 시간 끌어 재소환 명분 만들어”
“대선 패배 대가 치르는 것…오라고 하니 또 가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전 국회 대표실에서 자청해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전 국회 대표실에서 자청해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의 재소환 요구에 응하기로 했다. 당초 민주당 내에선 이 대표의 추가 출석을 만류하는 기류가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대표는 ‘정면 돌파’를 결정했다. 

이 대표는 30일 국회 본청 당대표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참으로 옳지 않은 일이지만 결국 제가 부족해서 대선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욕적이고 부당하지만 패자로서 오라고 하니 또 가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제가 승자의 발길질을 당하고 또 밟힌다한들 우리 국민들의 고통에 비교할 수 있겠나”라며 “그렇게 간절하게 (검찰이) 저를 재차 소환하고 싶어 하니 또 가겠다”고 밝혔다.

정확한 출석 일자는 변호인과 협의 하에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가급적 주중엔 일을 할 수 있게 주말을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수사라고 하는 게 오늘 내일 안 하면 큰일이 나는 것도 아니지 않나. 변호인과 일정을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28일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특혜 의혹으로 이 대표를 소환 조사한 검찰은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 이 대표 측에 이날(30일)이나 오는 2월1일 중 재출석을 요구했다. 

이 대표는 지난 28일 밤 늦게까지 이어진 검찰 수사와 관련해선 “시간을 끌어서 재소환의 명분을 만들려고 했던 게 분명하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오후 늦게부터 질문이 중복되기 시작했고, 냈던 자료를 다시 내서 물어보고 질문의 속도도 매우 느려졌다. 남은 심문 분량과 소요 시간 등도 계속 알려주지 않았다”면서 “충분히 심문을 완료할 수 있었는데도 시간을 일부러 끌어서 추가 소환에 목표를 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이게 검찰권 남용의 대표적 사례라고 생각한다”며 “소환을 하는 목적이 진실을 규명해서 결론을 내려는 게 아니라 결론을 내놓고 시간을 끌고 그 결론에 짜맞추기 위해 사건 내용을 왜곡하고, 수사 자체가 아니라 모욕을 주기 위한 국민적 의구심을 만들어내기 위한 정치 행위를 한 것이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완벽하게 어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이 검사의 나라로 바뀌어가고 있다. 국민의 나라에서 검사를 위한, 검사에 의한, 검사의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며 “군사정권 시대에도 최소한의 균형을 맞추려고 시늉을 했는데, 검사 정권에선 그런 최소한의 배려나 고려도 하지 않는다. 윤석열 검사독재 정권이 공포정치를 통해 국민을 억압하고 야당을 말살하고 검사 독재 정권 중심의 장기집권을 꿈꾸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일갈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추가 출석일에도 ‘나홀로 출석’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당내 의원들과 지지자를 향해 “이번엔 정말로 오지 말라”면서 “갈등과 분열의 소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 우리의 모습을 상대가 기대하는 측면도 있기에, 이번엔 정말 간곡히 부탁드린다. 아무리 마음 아프시더라도 절대 오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향후 검찰에서 자신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관측과 관련해선 “제가 왜 체포 대상이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혐의에 대한 뚜렷한 증거도 없고 제가 도망을 갈 것도 아니고 주거 부정도 아니고 증거 인멸을 하려야 할 수도 없는 상태인데 뭐 때문에 체포대상이 된다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며 “야당 대표직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이 대표는 “결국 이 사건은 기소된다”며 “답정기소(답은 기소로 정해졌다) 아닌가. (검찰은) 기소하기 위해 명분을 만드는 중이고 어떤 해명을 하더라도 기소할 뿐만 아니라 합리적 설명을 하면 합리적 설명을 깨기 위한 조사를 한다. 이미 겪어 본 일이다”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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