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기준금리 0.25%p 인상…“인플레이션 여전히 높아”
  • 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ejk1407@naver.com)
  • 승인 2023.02.02 10:2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리 4.50~4.75%로 상향, 16년 만에 최고
파월 “두어 번의 금리 인상 더 필요할 것”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4일(현지 시각) 워싱턴DC에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로이터연합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4일(현지 시각) 워싱턴DC에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로이터연합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1일(현지 시각)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또 인상했다. 가파르게 확대된 금리 인상 폭을 통상 수준으로 좁힌 조치다. 그러나 연준은 인플레이션 지속 가능성을 여전히 경고하며 긴축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연준은 이날 올해 첫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4.50~4.75%로 올린다고 발표했다. 현재의 4.25~4.50%에서 추가 인상되면서 2007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경신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소비와 생산 측면에서 완만한 성장이 이어지고 있고, 노동시장도 견고하다"며 "그러나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상승 국면"이라고 밝혔다. 연준이 제시한 적정 목표 물가상승률인 2%를 달성하려면 긴축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적인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라며 "연준은 인플레이션 위험에 고도로 주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3개월 물가 지표에서 물가 상승 속도가 둔화한 것을 언급하며 "최근 전개가 고무적이긴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인 하향 곡선이라고 확신하려면 상당히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근원 PCE(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가 개선되는 등 상품 가격에서는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 완화)이 시작됐지만, 주택 시장과 서비스업에는 아직 이런 움직임이 없다"면서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진전은 이뤘지만,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해 '제로(0) 금리 시대'를 마감하며 40년 만에 최악인 인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이어갔다. 지난해 6월, 7월, 9월, 11월 4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연신 0.75%p씩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다.

지난 연말 물가 상승세가 둔화 조짐을 보이자 연준은 작년 열린 마지막 연례회의에서 금리 인상 폭을 0.50%p로 줄이며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이후 시장은 올해 들어 물가 상승세가 확연히 주춤한데다가 지나친 통화긴축이 경기 침체를 초래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0.25%p(베이비 스텝) 인상을 조심스레 추측해왔다.

연준이 금리 인상 필요성에 무게를 실으며 시장의 다음 관심사는 금리 인상 중단 시기로 모아지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와 관련된 질문에 "할 일이 더 있다"라며 "연준의 지난해 전망치보다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적절한 수준으로 긴축하려면 "두어 번(couple)의 금리 인상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FOMC 위원 19명은 작년 12월 발표한 점도표(금리인상 예상표)에서 올해 말 적절한 금리 수준으로 5.00~5.25%(중간값 5.1%)를 예상했다. 앞으로 0.25%p씩 두 차례 더 인상된 수치다.

FOMC는 이번 정례회의 성명에서 향후 금리 인상을 결정할 때 고려할 요인을 나열하며 그간 언급했던 '공중 보건' 상황을 제외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이 이제 코로나19를 경제 부담 요인으로 간주하지 않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게 일반적인 생각"이라고 답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코로나19가 여전히 유행이라는 걸 잘 알지만 이제는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통상 수준으로 낮추며 한국은행도 금리인상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됐다는 분석이다. 앞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13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어 연 3.25%인 기준금리를 3.50%로 0.25%p 올렸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는 최대 1.25%p를 기록하게 됐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