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차기 회장에 ‘올드보이’ 임종룡…내부 반발 수습 급선무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3.02.03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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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 두루 거친 금융전문가…우리금융 도약시킬 적임자”
노조 “영업 중단 각오”…‘낙하산’ ‘관치’ 논란 이어질 듯
우리금융그룹 차기 회장에 내정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EY한영
우리금융그룹 차기 회장에 내정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EY한영

우리금융그룹 새 회장에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내정됐다. ‘낙하산’, ‘관치’ 논란의 중심에 섰던 임 전 위원장이 차기 회장 후보로 확정되면서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3일 심사에 오른 2차 후보 4명 가운데 임 전 위원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후보 4명 가운데 유일하게 외부 출신이자 전직 관료인 임 전 위원장을 낙점한 것이다. 임 전 위원장은 오는 3월 24일 주주총회에서 정식으로 선임돼 3년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임추위는 “임종룡 후보자는 우리나라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위원장을 역임하고 국내 5대 금융그룹 중 하나인 농협금융의 회장직도 2년간 수행하는 등 민관을 두루 거친 금융전문가”라며 “우리금융그룹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다양한 역량을 갖춘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임추위 위원들은 대내외 금융환경이 불안정한 시기에 금융시장뿐 아니라 거시경제 및 경제정책 전반에 걸쳐 폭넓은 안목을 갖춘 임 전 위원장이 안정적인 경영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아울러 우리금융이 과감히 조직을 혁신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객관적인 시각으로 조직을 진단하고 주도적으로 쇄신을 이끌 수 있는 인사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1959년생으로 영동고, 연세대 경제학과를 나와 행정고시 24회에 합격한 임 전 위원장은 기획재정부 1차관, 국무총리실장(현 국무조정실장) 등을 역임한 정통 경제 관료다. 이후 2013~2015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거쳐 박근혜 정부에서 금융위원장을 지냈다. 특히 금융위원장 시절에는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을 주도하기도 했다.

임 전 위원장은 회장 내정 이후 내놓은 입장문에서 “임추위원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아직 주주총회 절차가 남아있지만 회장에 취임하면 조직혁신과 기업문화 정립을 통해 우리금융그룹이 시장, 고객, 임직원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그룹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노조·정치권 공개적 반대 표명…‘관치’ 논란 과제 안아

우여곡절 끝에 임 전 위원장이 차기 회장에 내정됐지만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윤석열 정부 초대 국무총리 물망에 오르기도 한 임 전 위원장이 회장 후보에 출사표를 던지자 노조를 중심으로 강한 반발이 쏟아진 바 있다.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을 연 우리금융 노조는 “우리금융은 최고경영자(CEO)의 임기가 끝날 때마다 관치의 입김에 몸살을 앓았고, 내부 사정을 모르는 수장이 오면서 조직은 후퇴했다”며 “자율경영을 강조하고 관치는 없을 것이라고 했던 임 전 위원장 본인이 우리금융 회장 자리를 수락하려 한다”고 강력 비판했다. 그러면서 “임 전 위원장이 차기 회장에 오를 경우 영업을 중단할 각오까지 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지난달 31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무위원회 위원들은 입장문을 내고 “임 전 위원장의 금융권 귀환이 우려스러운 이유는 단순히 그가 전직 관료였기 때문이 아니라 중대한 정책 실패들의 장본인”이라며 “금융 실정 장본인의 우리금융 회장 도전은 부적절하다”고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그룹 회장에 오를 임 전 위원장이 내부 반발을 잠재우고 조직을 안정화시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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