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비전’ 발표에서도 신경전…金 “당정조화” vs 安 “수도권 탈환”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3.02.07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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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安에 자격 검증 요구한 게 저급해? 동의 어려워”
安 “金, SNS 할 시간도 있고 부지런해…이미 다 증명”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오른쪽)와 안철수 당 대표 후보가 7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 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 발표회에 참석해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오른쪽)와 안철수 당 대표 후보가 7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 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 발표회에 참석해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한 달 앞둔 7일 당권주자들이 모여 당 대표 비전을 발표했다. 김기현 의원은 ‘당정 조화’와 ‘윤석열 대통령과의 소통력’을 강조했다. 반면 안철수 의원은 ‘수도권 탈환’을 주장하며 서로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다.

서울 강서구 소재 한 방송스튜디오에서 이날 진행된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비전발표’에서 김기현 의원은 “대통령과 수시로 소통하며 24시간 민심·당심을 듣는 살아 있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당정 조화로 국정 에너지를 극대화시켜 정부의 성공을 확실하게 뒷받침 하겠다”며 “노동·연금·교육 3대 개혁 과제를 꼭 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저는 이당 저당 기웃거리지 않고, 한 번도 탈당하지 않고 정통 보수의 뿌리 지켜온 사람”이라고도 말했다. 이는 안 의원을 저격한 발언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4.7, 0.73, 170’이라는 숫자들을 거론하며 본인의 비전을 발표했다. 그는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제 모든 것을 던져 승리하면서 우리는 정권교체의 기반을 만들었다”며 “또 윤 대통령과의 후보 단일화를 통해 (0.73%p 차이로) 정권교체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지막 숫자 170은 수도권을 탈환해 170석으로 총선 압승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현재 대표 그리고 선출직 최고위원들은 놀랍게도 전원이 수도권이다. 이미 이 사람들은 다음 총선의 승부처는 수도권이라는 것을 알고 이미 진용을 다 갖추고 있다”고 우려했다.

비전 발표가 끝난 후에도 두 후보 간 신경전은 계속됐다. 김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에게 간첩을 거론하며 자격 검증을 요구한 것이 저급한 경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는 질문에 “그런 의견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이어 “네거티브라는 것은 개인 신상에 대한 것이지만 정책 검증이란 것은 그분이 대표가 되면 어떤 정책을 펼칠지를 포함하는 개념”이라며 “우리당이 지향하는 정통보수의 뿌리, 가치와 부합하는지 아닌지는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안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의 자격 검증 요구에 대해 “SNS까지 할 시간이 있고 부지런하다”며 “저는 이미 다 증명했다”고 응수했다. 이어 “민주당의 정체를 확실히 안 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함께 야당으로서 민주당과 열심히 싸웠다”며 “4·7 재보궐선거 때 제 모든 걸 바쳐 야당이 이기면서 정권교체 기반이 마련됐고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후보 단일화를 통해 정권교체에 일조했다”고 주장했다.

또 안 의원은 ‘중도사퇴론이 나오는데 이런 소문이 왜 자꾸 나오냐’는 질문에 대해 “절대로 김기현 대표님(후보) 사퇴하면 안 된다. 끝까지 함께 대결했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본인을 가리켜 “1위 후보가 사퇴하시는 것 보셨나”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7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 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 발표회에서 당 대표 후보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7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 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 발표회에서 당 대표 후보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편, 이날 비전발표회에 참석한 천하람·황교안·조경태·윤상현 후보(비전발표순)들도 각자 당 대표가 되면 당을 이끌어갈 방안에 대해 제시했다.

천하람 변호사는 최근 윤 대통령의 당무개입 논란과 관련해 “당헌·당규에 대통령의 공천 불개입에 관한 조항을 추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공천에서 모든 비례대표와 지역구 후보에게 공천 자격고사 의무화도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황교안 전 의원은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켜야 한다. 그것만이 나라를 살리는 길”이라며 “30년 자유 민주정권을 이뤄내기 위해 10만 인재를 양성하고 전국을 누비며 인재를 찾아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조경태 의원은 본인이 내세워온 ‘3폐 개혁’(비례대표제 폐지, 국회의원 면책 특권·불체포특권 폐지, 정당 국고보조금 폐지)를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치개혁은 조경태에게 맡겨준다면 반드시 존경하는 많은 정치인과 함께 정치개혁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윤상현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싸움에서 이길 선봉장이 필요하다”며 안 의원과 마찬가지로 수도권 대표론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년 총선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수도권 지역구로 차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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