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경급 인사는 보복성”…울분 속 거리로 나선 경찰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3.02.08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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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파출소장 회의’ 제안했던 류근창 경감 1인 시위
류근창 경감(마산동부경찰서 양덕지구대장)이  8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경찰청 입구에서 최근 총경급 인사가 보복성이라고 주장하며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류근창 경감(마산동부경찰서 양덕지구대장)이 8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경찰청 입구에서 최근 총경급 인사가 보복성이라고 주장하며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작년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전국 총경 회의’에 이어 ‘전국 지구대장·파출소장’ 회의를 제안했던 현직 경찰이 최근 총경급 인사 논란에 “보복성 인사”라고 비판했다.

8일 류근창 경감(마산동부경찰서 양덕지구대장)은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경찰청 입구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며 “이번 (총경급) 인사는 지난해 ‘경찰청 반대 전국 총경회의’에 참석한 총경들에 대한 보복성 인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인사 논란에 대해 당시 총경회의를 주도했던 류삼영 총경이 비판 입장을 낸 바 있으나, 1인 시위는 처음이다.

이날 류 경감은 “최근 총경급 전보 인사에서 지난해 7월 경찰국 설치를 반대했던 대부분의 총경이 경정급 한직에 보직되는 보복성 인사발령을 받았다”면서 “경남에는 정년퇴직을 앞두고 서정으로 근무하던 고참 총경과, 서장으로 발령된지 6개월된 총경이 경정급인 112상황팀장으로 전보인사됐다”고 주장했다.

류 경감이 언급한 총경 2명은 하지원·황철환 총경으로 추측된다. 작년 8월 경남 고성서장으로 발령됐던 하 총경은 약 6개월만에 경남경찰청 112상황팀장으로, 정년퇴직을 얼마 안 남긴 황 총경(부산 기장서장)도 경남경찰청 112상황팀장으로 발령 받았다. 경찰 계급상 경정은 총경의 한 단계 아래로, 일부 총경들이 경정급에 해당하는 보직으로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는 주장으로 읽힌다.

류 경감은 이번 1인 시위에 대해 “현장 경찰들은 분노가 아니라 슬퍼한다”면서 “보복성 인사발령이 맞지만, 뒤집을 수 없기에 당당히 받아들이는 게 이기는 것이라 생각해 112 상황팀장으로 오신 두 분의 당당한 근무를 응원하기 위해 (1인) 피켓팅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류 경감이 든 피켓엔 고(故) 김준엽 전 고려대학교 총장의 “현실에 살지 말고 역사에 살아라. 정의와 진리와 선은 반드시 승리한다”는 어록과 “두 분 총경의 112상황팀장 발령을 환영합니다”라는 환영 인사가 적혀 있었다.

아울러 류 경감은 “군사정부 때 경찰과 지금의 경찰은 다르다”면서 “경찰도 불이익을 받더라도 사회에 쓴소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부연했다.

한편 경찰 지휘부는 지난 2일 전기 총경 전보인사를 통해 작년 전국 총경회의 참석자들에게 문책성 조치를 단행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번 총경 인사 대상 457명 중 10% 이상인 47명이 총경회의 참석자로 확인됐다. 이들 총경 중 과반 이상이 주로 경정이 맡던 보직들로 발령됐다는 논란이다.

논란이 이어지자 윤희근 경찰청장은 6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오랜 기간에 걸쳐 종합적으로 심사숙고하고 평가한 인사”라며 ‘보복성 인사’ 논란을 반박했다. 반면 작년 총경회의 주도자인 류 총경은 윤 청장의 발언 약 3시간 후 기자회견에서 “지나가던 소가 웃을 말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면서 “경찰청장 소신대로 (이번 인사를) 했다면 청장이 인사권을 남용한 것이고, 상부의 압력이 있었다고 하면 권력남용”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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