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170cm이상·탈모 없는 남성 정자 구해요” 中서 무슨 일이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2.13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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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률 사상 최저·높은 불임률…정자 기증 요청 증가
중국의 한 산부인과 병원에서 간호사가 신생아를 확인하는 모습 ⓒ AP=연합뉴스
중국의 한 산부인과 병원에서 간호사가 신생아를 확인하는 모습 ⓒ AP=연합뉴스

지난해 61년 만에 처음으로 인구가 감소하고 출생률은 사상 최저로 떨어진 중국에서 기증된 정자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3일 베이징과 산둥, 윈난, 장시, 하이난 등 중국 여러 지역에서 정자 기증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0일 베이징의 비영리 정자은행은 소셜미디어 계정에 정자 기증을 요청하며 “키 170㎝ 이상의 청결한 습관을 지닌 20∼40세로, 감염병이나 유전병이 없고 큰 탈모도 없는 남성을 구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 정자은행은 “베이징과 톈진의 기혼 부부 불임률이 15%에 달하고 그중 40%는 정자 문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정자 기증을 필요로 하는 부부는 최대 2년을 대기해야 한다며 약 5000위안(약 93만원)까지 사례금이 지급되니 대학생들은 많이 참여해달라고 독려했다.

이 밖에도 중국 각지의 정자은행들이 각종 혜택을 제시하며 기증자를 모집 중이다.

최근 산시성의 정자은행은 기증자들에게 정자 분석, 염색체 검사, 유전병과 감염병 검사 등 무료 건강검진을 제공한다고 공지했다. 또 산둥성의 정자은행은 기증자에게 정자를 10년간 냉동 보관할 수 있으며 필요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그러나 현재 정자 기증 지원자의 20% 정도만이 기준을 통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시성 정자은행 관계자는 “기증자는 평균 남성의 3배에 달하는 정자 농도를 지녀야 하는데, 많은 남성은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 자격을 갖추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2016년 중국 연구진의 논문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15년까지 7만 개 이상의 정자 샘플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정자의 농도·수·활동성·정상적인 형태 등을 중심으로 한 중국 젊은 남성의 정자의 질은 떨어졌다.

중국은 급속한 고령화 및 인구 감소 우려 속에 각종 출산 장려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불임이나 정자의 질이 출생률 저하의 주요 원인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인구가족사(司) 양원좡 사장(국장급)은 중국의 한 건강 잡지 최신호에서 “육아와 경제적 부담, 여성의 직업적 발전에 대한 우려가 출생률의 주요 제약 요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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