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압박 통했나…CJ제일제당도 가격인상 계획 철회
  • 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ejk1407@naver.com)
  • 승인 2023.03.0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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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간담회 참석 13개 식품기업들 "가격 인상 계획 없어"
서울 한 대형마트의 고추장 판매대 ⓒ연합뉴스
서울 한 대형마트의 고추장 판매대 ⓒ연합뉴스

식품·주류업체들이 줄줄이 가격인상 계획을 취소하고 나섰다. 각종 생산 비용 상승을 감내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압박을 견디지 못한 게 아니냐는 의견이 많다.

CJ제일제당은 편의점에서 9900원에 판매되는 해찬들태양초골드고추장(500g)을 이달부터 1만400원으로, CJ쇠고기다시다명품골드(100g)를 4300원에서 4800원으로 500원씩 올릴 계획이었다. 다시다의 경우 4년 만에 이뤄지는 가격 인상이었다.

그러나 CJ제일제당은 인상 계획을 전면 보류하기로 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원가 및 비용 부담은 여전하지만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소비자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기 위해 편의점 판매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주류 업계에 이어 식품 업계도 가격 인상을 보류한 데는 정부의 연이은 압박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한국식품산업협회에서 '물가안정 간담회'를 열고 "물가안정을 위해 올 상반기 식품 가격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가격인상을 취소한 CJ제일제당·풀무원을 비롯해 동서식품·삼양식품·매일유업 등 12개 주요 식품업체 대표들이 참석한 자리였다.

풀무원은 앞서 해당 간담회가 열리기 하루 전 생수 가격 인상 계획을 전격 철회했다. 지난 1일부터 생수 제품 출고가를 5%씩 올릴 예정이었던 풀무원샘물은 지난달 27일 이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풀무원은 "고물가 시대를 맞아 소비자들의 가계 부담을 덜어주고자 내부적으로 이 같은 결정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효율 풀무원 총괄 CEO가 현재 정부 관계자들과 소통하는 한국식품산업협회장직을 역임하고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행동에 나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간담회에 참석한 농심, 동원F&B, 롯데제과, 매일유업, 남양유업, 동서식품, 삼양식품, 오뚜기, 오리온, 풀무원, 해태제과, SPC 등 식품기업 관계자들은 일제히 "추가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하이트진로 또한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이 소줏값 인상 요인을 점검한다는 방침이 나온 이후 일찍이 소주 가격 동결을 공식 발표했다. 오비맥주는 오는 4월 주세가 인상되더라도 당분간 제품 가격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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