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최종금리 기존 전망보다 높아질 것”…‘빅스텝’ 가능성 시사
  • 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ejk1407@naver.com)
  • 승인 2023.03.08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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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서 美 물가·고용지표 언급…“인상 폭 다시 높일 준비돼있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7일(현지 시각)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7일(현지 시각)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예상보다 주춤한 인플레이션 완화 속도와 쉽게 식지 않고 있는 물가 지표들을 언급하며 "연준은 금리 인상 폭을 다시 높일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의 이번 발언은 시장의 예측을 뒤엎는 것으로 오는 21~22일(현지 시각) 진행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파월 의장은 7일(현지 시각) 미 연방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반기 통화정책 보고를 하는 자리에서 "최근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더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몇 달간 인플레이션 상승률은 완화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을 (연준 정책 목표인) 2%까지 낮추는 과정은 멀고도 험난한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연준이 지난 2월 '베이비스텝(한 번에 0.25%포인트 인상)'을 밟으며 긴축 속도 조절에 나선 모습과는 다른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내비친 셈이다. 

또 파월 의장은 "물가 안정을 회복하려면 당분간 제한적인 통화 정책 기조가 필요하다"며 "역사적 사례는 정책을 성급하게 완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최종 금리가 통화정책 입안자들이 이전에 전망했던 것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지난 1년 간의 고강도 긴축 기조 유지로 4.50~4.75%까지 인상됐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FOMC에서 최종금리를 5.1%로 제시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의 말대로 최종 금리가 이보다 더 높아진다는 것은 올해 5%대 중반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뜻이다. 연준이 만약 오는 3월 다시 빅스텝을 결정할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는 현재의 4.5∼4.75%에서 단숨에 5.0∼5.25%로 올라간다.

절제된 화법을 택하던 파월이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매파적 발언을 한 건 미국 고용시장이 그만큼 여전히 과열된 상태이며, 인플레 둔화 속도가 더뎌졌다는 신호들이 지난달부터 나오고 있어서다. 지난 1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같은달보다 6.4% 상승, 지난해 12월(6.5%)과 비슷한 수준의 상승세를 유지했다. 전월 대비해서는 0.5% 급등해 지난해 12월(0.1%)보다 더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연준이 가장 정확한 물가 지표로 여기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올해 1월 전년 동기 대비 4.7% 올라 지난해 12월(4.6%)보다 0.01%포인트 상승, 인플레이션 악화를 둘러싼 우려를 키웠다. 올해 1월 비농업 일자리 증가폭이 시장 전망치의 3배에 달하며 동시에 실업률도 54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한 것은 구인난과 노동시장 과열로 커질 수 있는 인플레이션 장기화 현실화에 대한 공포에 불을 붙였다. 노동시장이 과열되면 임금 인상률이 함께 상승되는 탓에 인플레이션을 잡기가 어려워진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한 것과 달리 이달 미국 연준이 다시 빅스텝 금리인상을 단행한다면 미 기준금리는 5.25%로 올라 한·미 간 금리 격차는 사상 최대 수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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