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與전대 참석해 “당내 선거에 승자도 패자도 없다”
  • 박성의·조문희·변문우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3.03.0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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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당의 위기를 정치적 기회로 악용하면 안 돼”
당내 화합 거듭 강조…“국민만 생각하고 함께 전진해야”

“우리 국민의힘 당내 선거에선 승자도 패자도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8일 국민의힘의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에 참석해 “당 구성원 모두 첫째도 국민, 둘째도 국민, 셋째도 국민만을 생각하고 함께 전진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에 당 지도부와 당대표 후보 4인, 당원들은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 참석했다. 현직 대통령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참석하는 건 새누리당 시절인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7년 만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축사에 앞서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축사에 앞서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후 3시42분경 윤 대통령이 단상에 오르자 당원들은 ‘윤석열’이란 이름을 연신 연호했다. 윤 대통령이 특유의 ‘어퍼컷 세레모니’로 화답하자, 당원들의 환호 소리가 강당을 메웠다.

윤 대통령은 1년 전 대통령 선거를 회상하며 인사말을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1년 전 다함께 뜨겁게 선거운동 했던 게 다시 생각이 난다”며 “작년 이맘때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부패 세력을 내몰고 정상적 나라로 재건하겠단 일념 하나로 서로 격려하며 뛰고 또 뛰었다. 언제나 든든한 힘이 되어주신 우리 당원동지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어려운 시기에 당을 이끌어주신 정진석 비대위원장님, 주호영 원내대표님을 비롯한 지도부 여러분 고생 많으셨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대 선거관리를 맡아주신 유흥수 위원장과 선관위원께도 감사드린다. 앞으로 새롭게 선출될 국민의힘 지도부에 우리 모두 다함께 뜨거운 박수를 보냅시다”며 당원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윤 대통령은 “정부가 출범한지 어느덧 10개월이 흘렀다. 그동안 우리의 헌법 정신인 자유와 연대의 가치를 역설해왔다”며 “민간의 자율과 개인의 창의 존중, 자유와 공정의 출발점인 법치, 첨단 과학기술 혁신과 국가 전략산업의 육성, 사회적 약자를 더욱 두텁게 지원하는 약자 복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 간 연대와 협력, 그리고 강력한 국가 안보 태세를 강조해왔다”고 했다.

이어 “이 모두 무너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를 바로 세워달라는 국민 목소리, 강력한 국가 안보를 통해 평화를 지켜달라는 국민의 목소리에서 시작됐다. 이제 우리는 더 강력하게 행동하고 더 빠르게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의 낡은 이념에 기반한 정책, 기득권 카르텔에 부당한 지대 추구를 방치하고선 한 치 앞의 미래도 꿈꿀 수 없는 게 우리 현실”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시장이 자유롭고 공정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우리의 제도를 선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야 한다. 국민을 고통에 빠뜨리는 기득권 이권 카르텔은 확실하게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과 청년 세대를 위한 노동, 교육, 연금 3대 개혁을 흔들림 없이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며 “노조 회계의 불투명, 산업 현장의 고용 세습, 폭력과 불법에 단호히 대처하고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 국제 관계 역시 빠르게 정상화해야 한다.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 간 연대와 협력은 국제 사회에서 우리의 생존과 국익뿐 아니라 우리 헌법 가치인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와 직결된 문제”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축사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축사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한‧미‧일 ‘3각 공조’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무너진 한‧미 동맹을 재건하고 한‧일 관계를 복원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세계적 복합위기 북핵 위기를 비롯한 엄혹한 안보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한미일 3국의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단 점을 반드시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의 미래는 결코 저절로 오지 않는다. 기득권의 집요한 저항에 부딪혀도 미래 세대를 위한 길, 나라 혁신을 위한 길을 결코 포기하거나 늦춰선 안 된다. 나라의 위기, 당의 위기를 정치적 기회로 악용하면 절대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어떠한 부당한 세력과도 주저하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우리 당이 국민으로부터 더욱 사랑받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연설 막바지 ‘당의 화합’을 강조했다. 경선이 과열되며 당의 분열 위기가 거론되자 자제와 연대를 당부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새로 선출될 지도부와 우리 모두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며 “우리 국민의힘 당내 선거에선 승자도 패자도 없다. 우리 당 구성원 모두 첫째도 국민, 둘째도 국민, 셋째도 국민만을 생각하고 함께 전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오후 3시51분경 인사말을 마친 뒤 오후 4시45분께로 예상되는 개표 결과를 보지 않고 먼저 자리를 떴다. 윤 대통령이 퇴장하자 장내에는 가수 뉴진스의 《Hype boy(하입보이)》가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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