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명이 길에서 죽었다” 尹대통령 향해 절규 쏟아낸 유족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3.03.1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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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종단 단체와 기자회견…대통령 면담 요구
‘시체팔이’ 발언에 고성…경찰과 물리적 충돌도
23일 이종철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가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대통령 면담 공개 요청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2월23일 이종철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가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대통령 면담 공개 요청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유족과 4개 종단 단체가 대통령실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 및 사과,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대통령실에 직접 입장문을 전달하겠다는 이들과 경찰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천주교 수도회협의회 정의평화환경위원회 등 4개 종단 단체들은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기자회견을 통해 “참사가 일어난지 137일이 지났지만 책임지는 이 하나없는 현실은 우리를 절망케 한다”면서 윤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 단체들은 공동입장문에서 “경찰 특별수사본부 수사는 꼬리 자르기로 끝나고, 국회 국정조사는 반쪽 짜리로 마무리 됐지만 159명의 국민이 길 위에서 죽어간 참사의 책임이 정부에게 있다는 것은 그 누구도 부정하지 못한다”면서 “고위 공직자 중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고 국민의 대표인 대통령은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입장문 발표에 앞서선 희생자를 위한 기도회도 진행됐다.

희생자 고(故) 박가영씨의 모친 또한 “참사 당시 경찰은 왜 인파와 교통 관리를 하지 않았는지, 왜 희생자를 변사자로 만들었는지, 아이들을 왜 나체 상태로 검안했는지, 마약범죄수사대가 현장에 가장 먼저 들어간 이유가 뭔지 밝히는 게 직업이 됐다”면서 “정부는 특별법을 통한 진상조사를 통해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기도회 시작 전, 한 유튜버가 유가족들에게 “시체팔이” 등의 발언을 해 양측 간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유가족 측이 해당 유튜버에게 “인간인가”라고 항의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 측과의 충돌도 있었다. 기도회를 마친 유가족 측이 입장문을 수령하러 온 대통령실 관계자를 뿌리치고 대통령실로 행진을 시도한 것이다. 유가족들은 “두 번이나 면담 요청서를 전달했지만 행정관이 와서 받아가기만 했다”면서 “오늘은 이렇게 전달할 수 없다. (대통령실로) 같이 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이들은 행진을 저지하는 경찰 약 30명과 대치하게 됐고, 대치 과정에서 펜스가 뜯기거나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의 충돌이 빚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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