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팔이’ 발언에 고성…경찰과 물리적 충돌도
이태원 참사 유족과 4개 종단 단체가 대통령실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 및 사과,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대통령실에 직접 입장문을 전달하겠다는 이들과 경찰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천주교 수도회협의회 정의평화환경위원회 등 4개 종단 단체들은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기자회견을 통해 “참사가 일어난지 137일이 지났지만 책임지는 이 하나없는 현실은 우리를 절망케 한다”면서 윤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 단체들은 공동입장문에서 “경찰 특별수사본부 수사는 꼬리 자르기로 끝나고, 국회 국정조사는 반쪽 짜리로 마무리 됐지만 159명의 국민이 길 위에서 죽어간 참사의 책임이 정부에게 있다는 것은 그 누구도 부정하지 못한다”면서 “고위 공직자 중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고 국민의 대표인 대통령은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입장문 발표에 앞서선 희생자를 위한 기도회도 진행됐다.
희생자 고(故) 박가영씨의 모친 또한 “참사 당시 경찰은 왜 인파와 교통 관리를 하지 않았는지, 왜 희생자를 변사자로 만들었는지, 아이들을 왜 나체 상태로 검안했는지, 마약범죄수사대가 현장에 가장 먼저 들어간 이유가 뭔지 밝히는 게 직업이 됐다”면서 “정부는 특별법을 통한 진상조사를 통해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기도회 시작 전, 한 유튜버가 유가족들에게 “시체팔이” 등의 발언을 해 양측 간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유가족 측이 해당 유튜버에게 “인간인가”라고 항의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 측과의 충돌도 있었다. 기도회를 마친 유가족 측이 입장문을 수령하러 온 대통령실 관계자를 뿌리치고 대통령실로 행진을 시도한 것이다. 유가족들은 “두 번이나 면담 요청서를 전달했지만 행정관이 와서 받아가기만 했다”면서 “오늘은 이렇게 전달할 수 없다. (대통령실로) 같이 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이들은 행진을 저지하는 경찰 약 30명과 대치하게 됐고, 대치 과정에서 펜스가 뜯기거나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의 충돌이 빚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