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은행권 자기자본 추가확충 주문…“SVB 사태 대비해야”
  •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hee_423@naver.com)
  • 승인 2023.03.16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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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경기대응·스트레스 완충자본 검토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실무작업반 제3차 회의에서 은행권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위한 건전성 제도 정비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실무작업반 제3차 회의에서 은행권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위한 건전성 제도 정비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에 따른 금융 충격 대비를 위해 은행권의 위기 대응능력 강화를 주문했다. 최근 SVB 붕괴 이후 미국 지역 중소은행들이 파산 공포에 휩싸이며 글로벌 경제 상황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판단 하에 대비를 요구한 것이다.

16일 금융당국은 보도자료를 통해 "은행권이 향후 불확실성에 대비하여 충분한 손실흡수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위한 건전성 제도 정비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제3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실무작업반 회의를 열고 은행권의 손실 흡수능력 제고를 위한 건전성 제도 정비 방향을 논의했다.

금융당국은 국내 은행권 보통주 자본비율이 주요 선진국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주요 선진국 은행권 보통주 자본비율은 유럽연합(14.74%), 영국(15.65%), 미국(12.37%) 등으로 집계됐으나 국내 자본비율은 12.26%에 그쳤다. 보통 예상치 못한 손실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은 자기자본비율로 평가된다.

우선 금융당국은 경기대응 완충자본을 활용해 은행의 자기자본을 확대하고 이를 통한 은행의 손실흡수 능력 강화를 추진한다. 경기대응 완충자본은 신용팽창 시기에 추가 자본을 적립하도록 해 과도한 신용 확대를 억제하고, 신용 축소 또는 경색 때 적립된 자본을 해소해 신용공급을 원활하게 하는 제도다. 이는 2016년 도입되었으나 실제 활용은 되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은 또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급증한 여신의 부실화 가능성에도 대비한다. 이를 위해 올해 2~3분기 중 현재 0%인 경기대응 완충자본에 추가 적립의무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은행별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에 따라 추가자본 적립 의무를 부과하는 스트레스 완충자본 제도를 신규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경기 흐름과 무관하게 발생해 예상이 어려운 외부 충격에 대응를 위해 상시적으로 자본 완충분을 유지하는 경기중립 완충자본의 도입도 해외사례 등을 고려해 추진한다.

금융당국은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 도입 등 기존에 발표한 충당금 제도 정비 방안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충당금은 예상되는 손실에 대한 대응 능력을 대변한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최근 SVB 사태 등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불확실성 우려가 높아진 만큼 금융권의 건전성 제고가 중요한 시점"이라며 "은행권의 손실 흡수능력 제고를 위해 자본 건전성 확충과 대손충당금 적립 관련 제도개선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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