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검수완박’ 입법, 심의·표결권 침해했지만 무효 아냐”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03.2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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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제기한 법사위원장 상대 권한쟁의 인용
국회의장 상대건은 기각…“본회의 참여 권리 보장돼”
유남석 헌재소장과 재판관들이 3월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에 대한 권한쟁의심판 선고에 입장해 자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유남석 헌재소장과 재판관들이 3월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에 대한 권한쟁의심판 선고에 입장해 자리하고 있다. ⓒ 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과정에서 권한 침해를 지적한 국민의힘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다. 다만 헌재는 당시 국회의 법안 가결 선포가 무효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기각했다. 

헌재는 23일 국민의힘 유상범·전주혜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권한쟁의 심판청구를 재판관 5대4 의견으로 인용 결정했다.

재판부는 "법사위원장은 회의 주재자의 중립적 지위에서 벗어나 조정위원회에 관해 미리 가결 조건을 만들어 실질적인 조정 심사 없이 조정안이 의결되도록 했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도 토론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다"며 "국회법과 헌법상 다수결 원칙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검수완박법' 입법을 추진하면서 법사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던 민형배 의원의 '위장 탈당' 사실을 알고도 안건조정위원으로 선임하는 등 중립성을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헌재는 다만 국민의힘이 이 법을 가결·선포한 국회의장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는 재판관 5대4 의견으로 기각했다. 법사위원장의 가결선포 행위에 대한 무효확인 청구도 5대4로 기각됐다.

다수 의견은 "청구인들은 모두 본회의에 출석해 법률안 심의·표결에 참여할 권리를 보장받았고, 실제 출석해 개정법률안 및 수정안에 대한 법률안 심의·표결에 참여했다"며 "국회의장의 가결선포행위가 청구인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번 권한쟁의 심판과 관련 유남석 소장과 이석태·김기영·문형배 재판관 4명은 법사위원장·국회의장에 대한 권한쟁의를 모두 기각해야 한다고 봤다. 그러나 이선애·이은애·이종석·이영진 재판관 등 4명은 받아들여야 한다고 판단했다. 

캐스팅보트를 쥔 이미선 재판관은 법사위원장의 회의 진행으로 국민의힘 의원들의 권한 침해는 인정했지만, 국회의장의 개정법률 가결 선포 행위는 문제가 없다고 결론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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