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에서 절규한 이태원 참사 유가족…한덕수 “모든 걸 알 순 없어”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05.10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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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총리, 교민 고 김인홍씨 유족 만나 3분 간 대화
“유족 요구한 사실관계와 부족했던 부분 확인 지시”
한덕수 국무총리가 5월9일 오후(현지 시각) 오스트리아 빈 숙소 호텔 앞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故) 김인홍씨 유가족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있다. ⓒ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5월9일 오후(현지 시각) 오스트리아 빈 숙소 호텔 앞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故) 김인홍씨 유가족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있다. ⓒ 연합뉴스

유럽 4개국을 순방 중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9일(현지 시각) 오스트리아 빈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인 교민을 만나 "모든 걸 알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날 오후 7시30분께 숙소인 빈 리츠칼튼호텔 앞에서 이태원 참사로 희생된 고(故) 김인홍씨 유가족과 약 3분간 대화하면서 이 같은 입장을 유족에 밝혔다고 총리실 관계자가 전했다. 

참사 유족인 김자환(61)·김복순(60)씨 부부와 고인의 누나인 김나리(33)씨는 한 총리가 오스트리아에 도착한 전날부터 '진실을 알려달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한 총리와의 면담을 요구하는 시위를 했다. 유족 측은 한 총리의 오스트리아 방문 일정을 확인하고 대사관을 통해 총리 면담을 요구했지만, 끝내 불발되면서 시위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가족은 이날 오후 빈 중심가인 캐른트너 슈트라세에 개원한 오스트리아 한국문화원 앞에서도 시위를 진행했다. 한 총리는 오후 4시50분께 문화원을 나오면서 유가족과 마주쳤지만 간단한 인사만 건넸고 대화는 불발됐다. 

유가족은 떠나는 한 총리를 향해 "진실을 밝혀달라"고 울부짖었다. 

이후 유가족은 한 총리를 만나기 위해 다시 숙소로 향했고, 1박2일간의 오스트리아 일정을 마치고 루마니아 부쿠레슈티를 향해 출국길에 오른 한 총리를 만나 짧은 대화를 나눴다. 

이태원 참사에서 숨진 오스트리아 교포 고(故) 김인홍씨의 가족들이 5월9일(현지 시각) 오스트리아 빈 한국문화원 개원 행사를 마치고 이동하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김씨의 가족들은 이태원 참사에서 목숨을 잃은 고인의 사고 경위와 처리에 대한 한국 정부의 상세한 설명과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에서 숨진 오스트리아 교포 고(故) 김인홍씨의 가족들이 5월9일(현지 시각) 오스트리아 빈 한국문화원 개원 행사를 마치고 이동하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김씨의 가족들은 이태원 참사에서 목숨을 잃은 고인의 사고 경위와 처리에 대한 한국 정부의 상세한 설명과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 연합뉴스

김씨 부부는 1989년 유학을 계기로 오스트리아에 거주하게 됐고 이곳에서 자녀를 낳았다. 아들 인홍씨는 한국말을 더 공부하기 위해 한국에 머물렀고, 참사 당일 이태원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부친 김자환씨는 "참사 당일 밤 10시5분까지도 아들이 친구들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는데, 사망진단서를 보면 사망 시간이 '22시15분'으로 돼 있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어머니 김복순씨는 "아들 시신도 동국대학교 일산병원에서 확인했다"며 "만약 사망한 상태였다면 사고 현장에서 1시간 이상을 걸려서 일산 병원까지 갔을 리가 없다. 진실을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오스트리아 도착 전 대사관을 통해 유가족 면담 요청을 받았으나 한 총리 일정에 빈 시간이 없어 박성근 비서실장이 대신 만나겠다고 제안했고, 이를 유가족이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총리는 마지막에 유가족을 만나겠다고 수행원들에게 강하게 주장했다"며 "유가족과 대화한 후 이들이 주장하는 내용의 사실관계와 부족했던 부분을 확인하라고 비서실장에게 지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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