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피해자” 항변했던 라덕연, 구속 기로서 ‘묵묵부답’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05.1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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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늦게 구속 여부 결정될 듯
체포된 최측근 모집책, 프로골퍼 출신도 영장청구 방침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폭락 사태와 관련해 주가조작을 주도한 의혹을 받는 라덕연 호안투자자문 대표가 5월11일 오전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폭락 사태와 관련해 주가조작을 주도한 의혹을 받는 라덕연 호안투자자문 대표가 5월11일 오전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폭락 사태와 관련해 주가조작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 라덕연(42) 호안투자자문 대표가 구속 기로에 놓였다. 

서울남부지법 유환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1일 오전 10시30분부터 자본시장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받는 라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진행 중이다.

라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8분께 수형복을 입고 검은색 마스크를 쓴 채 법원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찰 호송차량에서 내린 라 대표는 법원으로 향하면서 "시세조종 혐의를 인정하나", "여러 법인을 만들었는데 자금세탁 용도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김익래(전 다우키움그룹 회장), 김영민(서울도시가스 회장)은 시세조종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 "투자자들 몰래 레버리지를 받은 이유가 있나", "(투자자들에게) '적발 안 된다'고 말한 이유는 무엇인가" 등 질문에도 침묵을 지킨 채 법정으로 향했다. 

라 대표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에 따르면, 라 대표는 투자자들에게 휴대전화와 증권계좌 등 개인정보를 넘겨받은 뒤 매수·매도가를 미리 정해놓고 주식을 사고파는 '통정매매' 수법으로 삼천리·다우데이타·서울가스 등 여러 종목의 주가를 띄운 혐의를 받는다. 

라 대표는 이와 함께 금융당국에 등록하지 않고 투자자를 끌어모으며 투자자문업체를 운영한 혐의, 투자와 무관한 법인을 통해 수익 일부를 수수료 명목으로 챙기고 해외에 골프장을 사들이는 등 범죄수익을 빼돌린 혐의도 받는다.

라 대표는 이번 폭락 사태 주범으로 지목되고 각종 의혹이 쏟아지자 "나도 피해자"라며 주가조작 혐의를 강력 부인했다. 그러면서 폭락 직전 다우기술 보유주를 매각해 600억원대 시세차익을 거둔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에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폭락 사태와 관련해 주가조작을 주도한 의혹을 받는 라덕연 호안투자자문 대표가 5월11일 오전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폭락 사태와 관련해 주가조작을 주도한 의혹을 받는 라덕연 호안투자자문 대표가 5월11일 오전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수사팀은 지난 9일 오전 10시25분께 자택에서 라 대표를 체포한 뒤 검찰로 압송해 조사를 벌여왔다. 같은 날 오후 3시50분께 라 대표의 최측근 변아무개(40)씨를, 오후 6시15분께 프로골퍼 출신 안아무개(33)씨를 각각 체포했다.

수사팀은 전날 오후 11시30분께 라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라 대표와 같은 혐의를 받는 변씨와 안씨의 구속영장도 이날 중 청구될 것으로 보인다. 

변씨는 호안을 총괄 관리하며 의사 등 전문직 고액 투자자 모집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는 주가조작 세력이 수수료 창구로 활용했다는 케이블 채널 운영업체 C사, 가수 임창정씨와 라 대표가 공동 투자해 설립한 기획사 예스아이엠엔터테인먼트에서 각각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프로골퍼 출신 안씨는 돈세탁 창구로 의심 받는 서울 강남구 S 실내 골프장과 C사, A 승마 리조트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검찰은 안씨가 골프 교습을 받는 고객을 중심으로 고액 투자자를 모집하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라 대표의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대로 구체적인 주가조작 수법과 경위를 추궁하는 한편 시세조종에 가담한 다른 공범들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라 대표와 변씨·안씨는 모두 호안에 투자를 맡겼다가 이번 폭락 사태로 1350억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투자자들로부터 고소·고발당한 상태다. 투자자 66명은 이들을 포함한 주가조작 세력 6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배임, 자본시장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수사해달라며 지난 9일 고소·고발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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