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 1.8→1.5%…경기 부진 장기화”
  •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hee_423@naver.com)
  • 승인 2023.05.1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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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선전에 고용은 '양호'…물가상승률 3.5→3.4%
반도체 경기·중국 경제 회복·에너지 가격 등 변수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는 모습 ⓒ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개월 만에 1.8%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정부와 한국은행의 전망치인 1.6%보다도 낮은 수치다.

국책연구기관인 KDI가 11일 발표한 '2023년 상반기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은 1.5%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망치인 1.6%보다 낮고,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의 1.5%와 같다.

우리 경제 상황을 보면 수출 위축에 따른 경기 부진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교역량이 감소하고,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KDI는 분석했다.

다만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 부진이 완화하고, 서비스업 생산이 높은 증가세를 보이면서 고용시장은 양호한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부터는 중국 경제 회복에 따른 파급효과와 반도체 수출 부진이 완화되면서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KDI는 내다봤다.

KDI는 우리 경제가 경기 하락에 더욱 취약한 이유로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메모리 반도체에 수출이 치중돼 있다는 점을 꼽았다. 관련 주요 지표들을 보면 반도체 경기는 올해 2·3분기에 저점을 찍은 뒤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하반기 반도체 수요 회복이 가시화되지 못한다면 우리 경제 회복도 지연될 수 있다고 KDI는 진단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반도체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매우 더디다면, 1% 초반 정도까지 성장률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경제의 회복 정도도 변수다. KDI는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 후 민간 소비와 투자를 중심으로 경기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지만, 이러한 경제 회복이 중국 내 서비스업에만 국한된다면 우리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 에너지 가격과 주요국의 고금리 기조 지속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 악화로 식료품 및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면서 소비자 물가 상승세가 다시 확대된다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발생해 경기 부진이 지속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주요국 신용위험이 확대되면서 금융시장이 경색되는 경우, 세계 경제 회복이 지연돼 수출 부진이 심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2월 예상치(3.5%)보다 소폭 낮춘 3.4%로 전망했다. KDI는 수입 물가 하락세 전환 등 공급자 측 물가 압력의 축소로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다만 여전히 근원물가 상승세는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만큼, 당분간은 물가 안정을 위한 긴축적 거시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실장은 "당초 예상과 달리 2분기 전기·가스요금 인상이 지연된 부분도 물가 상승률 전망치 하향 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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