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미국 마이크로 올레드(OLED) 기업인 이매진(eMagin)을 약 2900억원에 인수한다. 향후 스마트폰 시장에 버금갈 것으로 예상되는 XR(확장현실) 기기 시장을 겨냥한 선제적 투자로 풀이된다.

18일 삼성디스플레이와 이매진의 공식 입장을 종합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약 2억1800만 달러(약 2910억원)를 투입해 이매진 주식을 주당 2.08달러에 전량 인수하는 계약을 이매진과 체결했다. 해당 인수 가격은 아메리카증권거래소(Amex)에 상장한 이매진 주식의 최근 6개월 평균 종가인 1.68달러 대비 20% 이상의 인수 프리미엄이 더해진 수준이다. 이매진의 매각 작업은 주주 승인 등을 거쳐 올 하반기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매진은 고해상도 아몰레드(AMOLED·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 마이크로 디스플레이와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확장현실(XR) 관련 제품 등을 개발·설계·제조하는 회사다. 미국 내 유일의 OLED 디스플레이 제조업체로 VR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기 위한 '다이렉트 패터닝(dPd)'이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이 중요한 이유는 XR 기기는 작은 디스플레이에서 높은 해상도의 화면을 구현해야 하기에 휴대폰 화면보다도 수십배 이상 미세한 초고해상도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기술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XR 기기는 향후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매진의 기술을 통해 더 많은 고객에게 혁신적인 제품을 제공하고 XR 관련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앤드루 지 스컬리 이매진 최고경영자(CEO)는 "생산을 확대하는 데 필요한 자원과 전문성을 제공할 수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파트너와 차세대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기술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수율, 효율성 및 품질 관리 측면에서도 생산 능력이 향상돼 고객사도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