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월 만에 ‘7만 전자’…엔비디아 훈풍 어디까지 부나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3.05.26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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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7만300원으로 장 마감…지난해 3월 이후 처음
엔비디아 호실적 전망에 커지는 재고 소진 기대감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연합뉴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1년2개월 만에 ‘7만 전자’에 안착했다. 엔비디아의 ‘가이던스 서프라이즈(깜짝 실적 전망치)’ 발표에 따른 기술주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는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거래일 대비 2.18% 오른 7만300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7만원을 넘은 건 지난해 3월29일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은 외국인 투자자가 이끌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삼성전자(우선주 포함)를 5825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서만 1조4361억원 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는 1조5289억원 순매도했다.

삼성전자가 ‘7만 전자’를 재탈환할 수 있었던 배경은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가이던스 서프라이즈’가 있었다. 엔비디아는 올 1분기 매출 71억9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보다 13% 감소했지만, 월가 추정치 65억2000만 달러를 10.3% 웃돌았다. 그러면서 2분기 매출액이 1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71억5000달러)를 50% 이상 웃돈 수치다.

엔디비아의 호실적은 인공지능(AI) 덕분이다. 챗GPT 같은 생성형 AI를 개발하려는 기업들이 앞다퉈 엔비디아 칩을 사들이면서 매출이 급증한 것이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급증하는 AI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칩 공급을 크게 늘리고 있다”며 “데이터센터향 제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전망에 엔비디아는 지난 24일 뉴욕 증시 시간 외 거래에서 27%가량 폭등했고, 25일 정규장에서도 24.37% 급등 마감했다. 미국의 다른 반도체 기업인 AMD도 11.16% 상승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6.81% 올랐다. 이에 삼성전자도 덩달아 수혜를 입은 셈이다.

향후 주가 전망도 나쁘지 않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감산 대열에 합류하면서 재고 소진에 속도가 붙고 있는 등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는 탓이다.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재고는 2분기 정점을 찍은 후 3분기부터 본격적인 감소세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충분한 반도체 생산능력과 풍부한 현금을 확보한 삼성전자가 다운사이클 이후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하반기부터 수급개선이 빨라지며 내년 반도체 상승 사이클 진입이 예상되고, 달러약세-원화강세 추세 전망으로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AI 반도체 수요 증가를 근거로 실적 가이던스를 크게 상향함에 따라 국내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다”며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감산에 이어 반도체 수요 확대 가능성은 하반기 반도체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반도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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