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세계 강국으로 가는 길, 부산엑스포가 함께”
  • 서진석·김동현 영남본부 기자 (sisa522@sisajournal.com)
  • 승인 2023.06.12 14:05
  • 호수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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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형준 부산시장 “사우디와 대비되는 바다의 도시 부산 알리겠다”

“대한민국이 더 성장하고 세계 강국으로 가기 위해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엑스포가 꼭 부산에서 열려야 한다.”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인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의 분수령이 될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위해 파리행에 나설 박형준 부산시장의 각오다. 오는 11월 마지막 PT가 남아있지만, 6월20일 파리에서 열리는 이번 PT가 사실상 엑스포 유치를 결정하는 최종 관문이 될 전망이다. 지난 4월 현지 실사에 따른 실사보고서와 개발도상국 지원방안 등 구체적인 부분까지 각 회원국에 공개된 상태에서 진행되며, 2027년 인정 엑스포(대규모 종합박람회인 등록 엑스포 사이에 개최되는 중규모 전문박람회) 개최 도시를 결정하는 투표도 있어 대다수 BIE(국제박람회기구) 회원국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부산시는 세계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노하우를 살려 국가별 개발협력사업을 더욱 확충하는 전략으로 회원국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개도국의 표심을 공략할 계획이다. 6개월간 열리는 엑스포의 경제유발효과는 단기간 개최되는 월드컵·올림픽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세일즈전을 펼치고, 대기업 총수들이 나서 지원사격을 하는 이유다. 

유치를 놓고 최초 4개 도시가 참여했으나, 갈수록 오일 머니로 무장한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와 부산의 양강 구도로 좁혀지는 모양새다. 사우디보다 한발 늦게 유치전에 뛰어들었지만, 실사단을 맞이한 후 자신감을 한껏 끌어올린 부산은 11월 개최지 결정까지 BIE 회원국의 표심을 사로잡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박 시장은 6월1일 해운대구 파크하얏트호텔에서 가진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사우디와 대비되는 바다의 도시 부산을 강조해 확실한 승기를 잡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한민국이 더 성장하고 세계 강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엑스포가 꼭 부산에서 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사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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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20일 파리 PT에서 확실한 승기 잡겠다”

엑스포 개최지 결정까지 6개월여 남았다. 경쟁 도시들을 따돌릴 마지막 굳히기 한 수가 있는지.

“사실 굳히기 한판이 아니라 뒤집기 한판이다. 우리는 1년 늦게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시작해 지금 경기장을 거의 평평하게 만드는 작업까지 했다. 남은 6개월이 중요하다. 특히 6월에는 4차 경쟁 PT와 공식 리셉션이 예정돼 있다. 이 자리에서 회원국들에 대한 실질적인 혜택을 제안하고, 사우디아라비아와 대비되는 바다의 도시 부산을 강조할 것이다. 확실한 승기를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경제유발효과에 비해 월드컵이나 올림픽보다 국민적 관심도가 낮다는 반응이다. 수치의 나열보다 피부에 와닿는 전략도 필요해 보인다.

“감각과 이성의 차이다. 월드컵과 올림픽은 재미있기 때문에 인기가 많다. 그렇지만 경제유발효과 등 엑스포의 객관적인 경제 가치는 수십조원으로, 월드컵이나 올림픽하고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다방면으로 홍보한 결과 2020년 시민 인지도가 약 55%에 머물던 것이 지난해 97% 이상 됐다. 같은 기간 국민 인지도도 2배 이상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월드컵과 올림픽은 단기간 진행되는데, 엑스포는 6개월 동안 세계 각국이 참여하는 행사다. 각국 정상들을 오게 만들고, 세계 관광객들이 한국을 찾게 만들 수 있다. 엑스포는 경제 올림픽이기 때문에 관련 인프라가 산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 대한민국이 더 성장하고 세계 강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엑스포가 꼭 부산에서 열려야 한다.”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데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과 교감은 충분한지.

“윤석열 정부 들어 엑스포 유치는 국정과제가 됐다. 대통령의 의지와 열정이 대단하다. 대통령이 사실상 진두지휘를 하고 있다 보니 중앙정부나 재계에서 뛰는 양상이 예전하고는 굉장히 달라졌다. 다 공개할 수는 없지만 많은 특사를 지금 전 세계로 보내고 있다. 여기에 대기업까지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어 부산시로선 굉장히 고마운 입장이다. 특히 국토부도 엑스포를 염두에 두고 2030년 이전 가덕도신공항 개항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 지금도 정부 차원에서 많은 지원을 해주고 있지만, 엑스포 유치가 부산을 위한 행사가 아니라 국가 경영 차원에서 복합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점을 국민이 충분히 알 수 있도록 더욱 앞장서 줬으면 좋겠다. 유치 결정 때까지 완벽한 공조를 유지하겠다.”

 

“지금이 일본 지지 이끌어낼 골든타임”

특히 부산이 일본과 가까운 도시인 탓에 양국 간 기류 변화에 따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엑스포에 대한 일본의 지지 분위기는 어떠한가.

“정확히 말씀하셨다. 한일 관계가 좋아지면 부산과 남부 지역이 가장 많이 수혜를 본다. 관계가 안 좋았을 때도 부산은 자매도시 오사카 등과 관계 개선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해 왔다. 큰 틀에서 문제가 풀려야 작은 문제도 함께 풀릴 수 있기 때문에 부산시는 한일 관계가 개선되는 것을 반기는 입장이다. 일본 관광객들이 부산을 굉장히 많이 찾았는데, 어느 날 뚝 끊겼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시 회복되는 과정이고, 일본과 산업적으로도 협력할 게 많다. 항공편 회복과 뱃길 운항 재개 등으로 관광객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 일본이 한국을 경계하는 느낌도 있는데, 지금은 관계가 굉장히 부드러워졌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올해 부산-나가사키 우호교류항목 협의서에 ‘엑스포 활동 협력’ 조항이 신설됐다. 앞으로도 경제 공동체를 만들자는 논의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결과를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한일 정상회담 이후 한일 양국 관계가 급속히 개선되고 있는 지금이 일본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엑스포 개최 예정 부지인 북항 개발도 중요하다. 해수부 산하 부산항만공사의 지방공기업화에 대한 의견은.

“과제는 과제다. 하지만 많은 선결 조건이 있고, 우리가 관리하게 될 경우 부산의 부담이 어마어마하게 커진다. 대책 없이 무조건 우리가 관리하겠다고 가져오는 것보다는 많은 것을 따져봐야 한다. 자치분권 차원에서 좀 풀어야 될 과제가 많다. 해양수산 관련 기관들이 일종의 혁신도시 개념으로 부산에 많이 와있다. 국책기관들이 부산과 관련된 일을 많이 하는 것도 중요하다.”

부울경 메가시티가 좌초된 후 부산시-경남도 행정통합이 진행되고 있다. 박완수 경남지사와 소통은 잘되고 있나.

“부울경 특별연합은 중단됐지만, 수도권 일극주의에 대응하고 부울경 상생발전을 위해 서로 협력하고 연대해야 한다는 것에 모두 깊이 공감했다. 그래서 부울경 초광역 경제동맹추진단을 출범시켰고, 초광역권발전계획을 수립하는 등 부울경 협력사업을 지속적으로 적극 추진하고 있다. 경남의 행정통합 추진 제안을 우리가 수용하기로 합의했다. 현재 실무추진위원회 구성이 끝났고, 여론을 듣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경제 통합이라고 보면 된다. 나중에는 전남까지 끌어들여 남부권 관광벨트 사업을 진행하려고 한다. 전남도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굉장히 적극적인 것으로 안다. 그래서 가덕도신공항이 단순한 부산의 공항이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이 공항은 단순한 여객공항이 아니라 물류공항 성격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받쳐줘야 하는 게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지금 여론조사 중이다. 이 결과를 가지고 다음 단계를 추진하겠다.”

엑스포의 성공적 개최가 향후 대선과 연결될 수도 있다는 말이 많이 나온다.

“제가 권력 의지가 강한 사람이 아니다. 자리를 위해 단계를 밟고, 전략을 쓰고 하지 않았다. 어떤 방향이든 젊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세상을 바꿔보자는 취지로 살았고, 그때 필요한 자리가 있으면 도전한 것이다. 나의 비전과 가치를 생각하고 방향을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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