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행하는 한국경제…성장률 줄줄이 ‘하향’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3.06.08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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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IMF 등 주요기관, 올해 韓성장률 0.1~0.6%p 하향 조정
한국무역협회는 한국 대충 수출 부진의 원인으로 중국의 내수 경기 불황을 지목했다. ⓒ연합뉴스
OECD가 7일(현지 시각)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5%로 내렸다. ⓒ연합뉴스

국내외 주요 기관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까지 경기 침체 압박을 받다 올해 들어 호전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세계경제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반도체 수출 부진과 고물가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이 지속되면서, 하반기 경기 침체 우려가 더욱 짙어지고 있다.

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전날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5%로 낮췄다. 지난 3월에도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대비 0.2%포인트 낮췄는데, 3개월 만에 더 낮은 전망치를 내놓았다. 내년 성장률도 기존보다 0.2%포인트 내린 2.1%로 전망했다.

OECD는 “방역조치가 해제되며 대면서비스 중심으로 민간소비가 회복되고 있지만 고금리 등으로 민간투자는 다소 부진하다”고 현재 한국 경제 상황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고금리, 주택시장 부진은 민간소비·투자에 단기 부담 요인이나 중국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 반등이 이를 상쇄할 것이다. 내년에는 총수요 기반이 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 4월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7%에서 1.5%로 낮췄다. 지난해 4월 2.9%이었던 전망치와 비교하면, 1년 사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절반으로 깎아내린 셈이다. 이밖에 무디스(1.6→1.5%), 피치(1.9→1.2%), 스탠더드앤드푸어스(1.4→1.1%) 등도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국내 기관들도 마찬가지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5일 올해 한국 성장률을 1.6%에서 1.4%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 중국 경제의 회복이 지연되는 등 최악의 상황이 찾아올 경우 1.1% 성장에 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달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1.8%에서 1.5%로 낮췄다. 산업연구원(1.9→1.4%), 국회예산정책처(2.1→1.5%) 등도 한국이 저성장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점쳤다.

이는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 흐름과는 대조적이다. OECD는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7%로, 종전 대비(3월 2.6%) 0.1%포인트 올렸다. 세계은행(WB) 역시 지난 7일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1%로, 종전 대비(1월 1.7%) 0.4%포인트 올렸다. IMF는 지난 1월 전망치를 0.4%포인트 대폭 올린 3.1%로 제시했다가, 4월 전망치에서 이를 0.1%포인트 내렸다.

국제기관과 연구기관 등이 잇따라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한 데엔 한국 경제를 지탱해온 반도체의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수출은 지난해 10월 이후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반도체 수출액이 36.2% 줄었다. 대중국 수출도 20.8% 크게 감소했다.

여기에 물가 불안이 지속되면서 소비 위축 가능성도 대두된 상황이다. 지난달 물가 상승률은 3.3%로 낮아졌지만,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는 오히려 3.9%로 올랐다. 동시에 4월 소비는 전월보다 2.3% 줄어, 지난해 11월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고금리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와 부동산 시장 침체가 민간소비를 위축시켰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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