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웅덩이서 발견된 한국인 여성 BJ 시신…사인 ‘미궁’ 빠지나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06.12 14:2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족 측, 부검 반대 및 조속한 장례 절차 마무리 의사 표명한 듯
시신 유기 자백한 중국인 부부 “치료 도중 발작 일으켜 사망”
6월6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30대 여성 BJ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체포된 중국인 부부. 이들은 현지 경찰 조사에서 숨진 A씨가 치료 도중 발작을 일으켜 사망하자 웅덩이에 시신을 유기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진다. ⓒ 캄보디아 매체 라스메이캄푸치아 캡처
6월6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30대 여성 BJ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체포된 중국인 부부. 이들은 현지 경찰 조사에서 숨진 A씨가 치료 도중 발작을 일으켜 사망하자 웅덩이에 시신을 유기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진다. ⓒ 캄보디아 매체 라스메이캄푸치아 캡처

캄보디아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인터넷방송 진행자(BJ) 출신 한국인 30대 여성의 사인 규명에 난항이 예상된다. 

12일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캄보디아 경찰은 A씨의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부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유족 측은 이에 반대하며 조속히 장례 절차 마무리를 원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6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인근 칸달주의 한 마을에서 붉은 천에 싸인 채 웅덩이에 버려진 한국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현지 경찰 조사 결과, 사망한 여성은 캄보디아를 여행 중이던 A씨로 확인됐다. SNS 팔로워 25만 명을 넘게 보유한 A씨는 유명 인터넷방송 BJ 출신으로 지난 3월 BJ 활동 청산을 선언했다.  

캄보디아 경찰은 피해자의 시신을 감싼 천에 묻어 있는 지문을 추척, 현지에서 사설 병원을 운영하는 30대 중국인 부부로 신원을 특정하고 시신 유기 혐의로 체포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지난 4일 병원을 찾은 A씨가 치료를 받던 중 갑자기 발작을 일으켜 사망하자 시신을 차에 실어 유기했다고 자백했다. 

A씨는 지난 2일 동행자와 함께 캄보디아로 들어온 뒤 이틀 후 병원에서 주사액을 맞고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현지 매체는 A씨 얼굴과 몸 여러 곳에 구타로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멍과 골절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A씨가 주사를 맞던 중 쇼크사한 것이 아니라 살해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캄보디아 경찰은 용의자 부부에 대해 사법 처리 절차를 밟고 있다. 특히 이들이 운영한 병원이 정식으로 보건당국의 허가를 받았는지와 진료 과정에서 과실 여부 등에 대해 집중 수사를 벌이고 있다. 

주 캄보디아 한국대사관 측은 "장례 절차 등을 위해 유족에게 영사 조력을 최대한 제공할 계획"이라며 "현지 경찰이 수사 내용을 공유해주면 본국 경찰청과 외교부로 즉각 보고하면서 긴급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사관은 또 A씨와 입국한 동행자를 상대로 A씨의 현지 일정과 사망 전 행적 등을 파악 중이다.  

한국 경찰은 A씨가 경기남부 지역에 거주한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출국 기록 등에 대한 확인 절차를 밟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사망자의 출입국 내역 등 기본 사항을 확인했다"며 "다만 국내에서는 사건 유발 요인이 없는 것으로 파악돼 현재로선 현지의 수사 상황을 체크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