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행보’ 친박계의 귀환?…여권은 불편한 까닭
  • 이원석 기자 (lws@sisajournal.com)
  • 승인 2023.06.26 11:05
  • 호수 175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경환·우병우·안종범 등 출마설…당내 “굳이 과거로 돌아갈 필요 있나” 우려

최근 친박(親박근혜)계 인사들이 잇따라 공개 행보에 나서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들이 다시 나서는 때가 민감한 시점이어서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여권 내에선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TK(대구·경북) 지역 정가에선 친박계의 좌장 격으로 경북 경산에서 4선을 지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내년 총선 때 다시 경산에 도전장을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로 조성된 뇌물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징역 5년형을 확정받고 복역하다가 지난 연말 사면됐던 최 전 부총리는 출소 후 경산 당원들에게 장문의 문자를 보내 귀환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고 한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 또한 고향인 경북 영주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역시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을 통해 불법사찰을 한 혐의 등으로 실형을 살고 만기 출소한 후 지난해 특별사면된 우 전 수석은 최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치를 하느냐 마느냐보다는 국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뭘까를 많이 생각하고 있다”면서 총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박근혜 청와대 참모 출신인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은 민간연구기관 ‘정책평가연구원(PERI)’을 설립하고 본격 공개 행보에 나서 주목됐다. 6월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간 진행된 심포지엄엔 김관영 전북지사와 손경식 한국경총 회장, 황윤재 한국경제학회장,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 등이 참석했고,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 최상대 기획재정부 2차관,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이원재 국토교통부 1차관, 권기섭 고용노동부 차관, 조동철 KDI 원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이날 참석자 중에는 박근혜 정부에서 요직을 차지했던 인사가 대거 포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정치권에선 친박계가 세 결집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평가도 나왔다.

ⓒ시사저널 박은숙·최준필

“원심력 강해지면 TK 신당 나올 수도”

이러한 친박계들의 움직임에 여권 내에선 부정적 기류가 강하다. 보수진영이 다시 과거에 갇히는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윤핵관’으로 꼽히는 장예찬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총선 출마 준비는 본인의 자유인데, 제 개인 의견을 전제로 저는 아주 부정적”이라면서 “개개인에 대한 호불호나 평가를 떠나서 다음 총선은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가 미래를 이야기하는 선거여야 한다. 그런데 우리가 굳이 과거로 돌아갈 필요가 있나”라고 말했다.

친박계의 귀환이 여권의 차기 총선 지형에 적잖은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도 여권의 부정적 반응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매우 강한 TK 지역에서 출마한다면 당선 가능성이 결코 작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이들을 지원사격한다면 그 영향력은 상당할 수 있다. 만일 이들이 공천 여부와 상관없이 무소속 등으로 출마하게 되면 여당 입장에선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여권의 원심력이 강해질 경우 친박계 등을 중심으로 TK 신당이 생겨나 국민의힘 견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연관기사
“총선 170석 목표” 제시한 대통령…당내에선 ‘尹心’ 공포 여전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