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작심 귀국 소감 “온 국민이 나라 걱정…못다 한 책임 다하겠다”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3.06.2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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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17일 만에 귀국…공항에 지지자 수백 명 결집
“대한민국 무너져…尹 정부, 모든 국정 재정립하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1년 간의 미국 유학 생활을 마친 뒤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1년 간의 미국 유학 생활을 마친 뒤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6월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던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1년17일 만에 귀국하며 “지금 대한민국은 나라가 국민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나라를 걱정하는 지경이 됐다”며 “여기엔 제 책임도 있다는 것을 잘 안다. 저의 못다 한 책임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3시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취재진과 지지자들 앞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여러분은 고통을 겪으시는데 저희만 떨어져 지내 미안했다. 보고싶었다”며 “이젠 여러분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전 대표의 말에 지지자들은 ‘이낙연’ 이름을 연호하며 환호했다.

그는 “지금 세계는 대한민국을 걱정하고 있다”며 “나라가 국민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나라를 걱정하는 지경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출이 위축되고 경제가 휘청거린다. 민주주의도, 복지도 뒷걸음친다”며 “대한민국 여기저기가 무너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를 향해 “모든 국정을 재정립해주길 바란다. 대외관계를 바로 잡아주길 바란다”며 촉구했다.

그는 일본을 비롯해 미국과 중국, 러시아를 향해서도 한마디했다. 이 전 대표는 “일본에 말한다.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중단하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 미국과 중국에 말한다. 대한민국을 더 존중해야 옳다”고 말했다. 러시아엔 “침략은 영원히 사라져야 한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는 향후 국내 정치에서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이어갔다. 그는 “대한민이 이 지경이 된 데엔 저의 책임도 있다는 걸 잘 안다”며 “저의 못다 한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제게 듣고 싶은 말씀이 많을 테지만 앞으로 그런 얘기들을 차분하게 나눌 기회가 얼마든지 있으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날 공항에는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설훈‧윤영찬‧이개호‧신경민 의원 등이 이 전 대표를 직접 맞이했다. 이 전 대표 귀국 몇 시간 전부터 입국장 인근엔 지지자 수 백여 명이 결집해 ‘이낙연, 미래 희망 꿈’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그를 기다렸다. 혹시 모를 돌발 상황에 대비해 경찰 기동대 2개 중대와 공항 경찰단 자체 경력 104명이 투입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대선 경선에서 이재명 대표에 패배한 후 그해 6월 미국으로 출국해 조지워싱턴대에서 방문연구원을 지냈다. 지난 4월 《대한민국 생존전략-이낙연의 구상》이라는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민주당 내 비명계를 중심으로 ‘이재명 리더십’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 전 대표 가 본격적으로 비명계의 구심점 역할을 나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전 대표 측에 따르면, 당분간 당 지도부와 각을 세우거나 당내 현안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자제할 예정이다. 한동안 출판기념회와 전국 순회 강연을 통해 외교 이슈 등 거시 정치에 대한 생각을 전할 것으로 주변인들은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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