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젤렌스키와 정상회담 “생즉사 사즉생 정신으로 연대”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3.07.1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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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인도·재건 등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 선언
‘한강의 기적’ 빗대며 “‘드니프로강의 기적’도 반드시 이뤄질 것”
젤렌스키 “강력한 지지에 감사…회복 센터 건설 참여 요청”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에서 국빈급 공식 방문 일정을 마치고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키이우의 대통령 관저인 마린스키궁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한-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에서 국빈급 공식 방문 일정을 마치고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키이우의 대통령 관저인 마린스키궁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한-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안보·인도·재건 등 3대 분야 지원을 골자로 한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를 선언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국의 추가 지원을 당부했고 윤 대통령은 ‘생즉사 사즉생’ 정신을 내세우며 양국 간 연대 의지를 다지겠다는 뜻을 전했다.

윤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희망의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어려운 시기에 젤렌스키 대통령님의 초청과 특별한 배려에 감사드린다”며 “우선 러시아의 불법 침략으로 인해 무고하게 희생된 우크라이나 시민들과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목숨 바친 우크라이나의 젊은이들, 그리고 그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양 정상은 먼저 우크라이나의 안보 증진을 위한 노력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제안한 ‘평화공식(Peace Formula)’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성공적인 ‘평화공식 정상회의’ 개최를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한국은 주요 개도국들이 평화공식 정상회의에 보다 많이 참여하고, 자유연대에 동참하도록 촉진자 역할을 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군수물자 지원 확대 등 안보 지원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군수물자 지원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지난해 방탄복, 헬멧과 같은 군수물자를 지원한 데 이어, 올해 더 큰 규모로 군수물자를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적 지원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지뢰탐지기 등 안전장비와 인도적 지원 물품을 신속히 전달한 바 있다며 앞으로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인도적 지원 물품도 최대한 신속하게 지원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 정부는 지난해 약 1억 달러의 인도적 지원에 이어 올해 1억5000만 달러 지원도 효과적으로 이행해 나갈 것”이라며 “올해는 우크라이나 정부 재정 안정성을 위해 세계은행과 협력해 재정지원도 새롭게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대통령 관저인 마린스키궁에서 열린 한-우크라이나 확대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대통령 관저인 마린스키궁에서 열린 한-우크라이나 확대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아울러 양 정상은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양국 정부와 기업 간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는 지난 5월 양국 간 EDCF(대외경제협력기금) 기본협정이 가서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인프라 건설 등 양국 간 협력사업을 신속히 발굴하고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협력사업에는 한국 재정당국이 배정해 둔 1억 달러 규모 사업기금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양 정상은 ‘윤석열-젤렌스키 장학금’을 신설해 현재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학생들을 지원하겠다고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학생들이 교과서에서 ‘한강의 기적’을 배우고 있는 것을 언급하며 “저는 ‘드니프로강의 기적’이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다. 대한민국 전후 회복과 번영의 역사가 그 가능성을 말해주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생즉사(生則死) 사즉생(死則生)’ 정신을 언급하며 강력히 연대 의지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님께서 대통령으로서 죽음을 겁낼 권리가 없다고 말씀하신 것을 기억한다”며 “우리가 강력히 연대해 함께 싸워나간다면 분명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지원 계획과 연대 의지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재정적·기술적·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기로 한 윤 대통령의 새로운 이니셔티브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윤 대통령 내외께서 우크라이나 아이들이 집에 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지원해 줘서 감사하다”며 “재건 복구 분야에서도 큰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국이 우크라이나의 회복 센터 건설에 참여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와 함께 한국의 집중호우로 인한 인명피해에 애도의 뜻을 표했다. 그는 “지금 한국을 강타한 끔찍한 홍수로 약 20명이 사망한 것에 대해 나와 모든 우크라이나인들의 애도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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