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법무장관의 신경전…한동훈 “훈계 말라” 박범계 “동문서답”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3.07.26 15:3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법사위 회의서 ‘尹대통령 장모 구속’ ‘이화영 재판’ 놓고 고성 공방
韓 “野, 이화영 재판 개입…진술번복 위해 공당이 나선 사례 전무”
한동훈 법무부 장관(왼쪽)과 전직 법무부 장관 출신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왼쪽)과 전직 법무부 장관 출신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전직 법무부 장관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각종 현안과 관련해 고성을 지르며 맞붙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인 최은순씨 구속,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인 이화영 전 경기도부지사 재판, 양평 고속도로 게이트 등을 두고 거친 설전을 벌였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박 의원은 최은순씨에 대한 판결문을 읽으며 질의응답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박 의원은 한 장관을 향해 “왜 엷은 미소를 띄우고 있느냐”고 묻자 한 장관은 “제 표정까지 관리하는 것이냐”고 답하기도 했다.

한 장관은 최씨의 사안에 대해 “사법시스템에 따라 진행된 사안이고 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민주당처럼 이화영 전 지사의 진술을 번복하기 위해 사법시스템에 개입하려는 시도는 재판 내내 없었다”고 역설했다.

이에 박 의원은 “동문서답하지 말라. 최씨를 물었는데 이씨로 대답한다“며 ”무겁게, 법무부 장관답게 (답변을) 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한 장관은 “소리 지르지 마시고요”라고 답했고, 박 의원은 “가볍기가 깃털 같다”고 응수했다. 한 장관도 “훈계 들으러 온 것이 아니다”고 반박하자, 박 의원은 “훈계가 아니다. 개인 박범계가 아니잖소”라고 응수했다.

박 의원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논란과 관련해서도 “원희룡 국토부 장관 설명과 국토부 설명이 납득된다고 생각하나”라고 한 장관에게 물었다. 이에 한 장관은 “(박범계) 위원님 댁 앞으로 갑자기 고속도로가 바뀌면 위원님을 수사해야 하느냐”며 “외압이 있었다든가 (변경)과정에서 인과관계가 있다는 단서가 있는가”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의 다른 법사위원들도 한 장관에게 공격을 집중시켰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검찰의 특수활동비 논란에 대해 “똑같이 범죄를 다루는 경찰청도 특활비 집행 지침서를 공개했다”며 “검찰만 용가리 통뼈냐”고 지적했다. 이에 한 장관이 “지침 공개에 관해서는 지난 정부 아래서도 명시적으로 옆에 있는 박범계 장관을 포함해 거부했다”고 답하자, 박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모든 부처 장관은 문재인 합창단인가”라고 반문했다.

국민의힘도 이화영 전 부지사 재판 등을 띄우며 민주당 공격에 나섰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대표 최측근이 이화영 전 부지사를 찾아가 민주당에서 최대한 돕겠다고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고 운을 띄웠다. 이에 한 장관은 “관련자의 구체적 진술이 보도됐다고 해서 그 내용을 번복하기 위해 공당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전례를 본 적도 없다”고 민주당을 직격했다.

또 유 의원이 “검찰이 허위진술을 회유하고 압박했다고 한다”고도 전하자, 한 장관은 “이 전 부지사가 국회의원까지 지냈다. 이분을 회유하고 압박할 정도로 간 큰 검사가 있겠는가. 다 꼬투리 잡힐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그 비슷한 행동을 했다면 민주당이 밖에다가 별 이야기를 다 하는데 그 이야기를 안했겠느냐”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