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매각’ 뚜껑 열고 보니 각축전…대어는 없다?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3.07.26 18:0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M그룹 이어 하림·LX·동원그룹도 인수 검토 착수
기존 보유 해운·물류업과의 HMM 시너지 기대
선 긋는 10대 그룹…예비입찰 앞두고 막판 참전?
HMM의 컨테이너선 ⓒHMM 제공
HMM의 컨테이너선 ⓒHMM 제공

HMM 매각이 본격화된 가운데 인수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가장 먼저 참전 의사를 밝힌 SM그룹에 이어 다수의 기업들이 관심을 드러내고 있어서다. 업계에 따르면, 동원그룹과 하림그룹이 관심을 보인 가운데 LX그룹도 인수전 참가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자금력 있고 시너지 효과를 낼만한 현대차, 포스코 등 대기업은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 분위기라 안정적인 운영을 원하고 있는 정부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HMM 인수전에 기업들이 속속 뛰어드는 모습이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M·하림·LX·동원그룹 등은 최근 HMM 매각 주간사인 삼성증권에서 투자설명서(IM)을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검토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것이다.

SM그룹이 매각 발표 직전 공식적인 인수 의사를 밝힌 가운데 저마다 국내 최대 해운 선사인 HMM 인수를 통해 덩치를 키운다는 계산이다.

하림그룹의 경우 2015년 벌크선사 팬오션을 인수하며 해운업에 진출했다. 인수 당시 팬오션의 연간매출은 2조원에 못 미쳤다. 하지만 지난해 6조원을 넘는 매출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8000억원대로 뛰면서 성공적인 인수였다는 평가다.

하림그룹은 컨테이너선 비중이 높은 HMM을 인수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예비입찰에 참여한다면 팬오션을 공동 인수했던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연합뉴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연합뉴스

업계에선 SM그룹과 하림그룹이 동시에 인수에 뛰어든 것에 대해 이색적이라는 평가다. 우오현 SM그룹 회장과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1970년대 함께 양계 사업을 일궜던 동업자 관계다. 공격적인 인수합병(M&A)를 통해 사세를 키운 점도 비슷하다.

참치 사업을 잘 알려진 동원그룹도 HMM 인수 손익계산서를 두드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동원그룹은 육상 물류사 동원로엑스와 항만운영사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을 보유하고 있다. HMM의 인수를 통해 해상 운송망을 확보, 종합물류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복안이 엿보인다.

앞서 동원그룹은 올해 한국맥도날드, 보령바이오파마 등 M&A을 검토한 바 있다. 사세 확장의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때문에 이번 HMM 예비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해운 물류업을 영위하고 있는 LX판토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LX그룹의 행보도 관심사다. LX판토스가 HMM의 컨테이너선을 확보하면 운임을 낮춰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등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구본준 LX그룹 회장이 LG그룹과의 계열분리 이후 여러 M&A를 추진해왔고, LG그룹 시절 대규모 M&A에 관여해왔다는 점에서 특유의 승부사 기질이 다시 발휘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계열사인 LX인터내셔널이 지난 3월 발생주식 총수를 2배로 증가시키며 유상증자의 신호탄을 쐈다는 점에서 LX인터내셔널을 통한 자금조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구본준 LX그룹 회장 겸 LX홀딩스 대표이사 ⓒ연합뉴스
구본준 LX그룹 회장 겸 LX홀딩스 대표이사 ⓒ연합뉴스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현대차와 포스코그룹 등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국적선사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만큼 HMM 인수를 통해 한국 해운산업에 기여하겠다는 의지가 있고 자본·경영 능력을 갖춘 업체가 인수기업이 되길 원한다”고 강조한 것과는 다소 다른 인수전 흐름인 셈이다.

하지만 예비입찰이 내달 21일까지란 점에서 국내 10대 그룹에 포함되는 대기업들이 전격적인 참여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는 관측이다. 산업은행은 오는 10월 1조원 규모의 영구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주식으로 전환한다. 이외에도 남아 있는 영구채가 1조7000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자금 동원력이 풍부한 기업이 향후 입찰과정에서 앞설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