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물가상승률 2.3%…25개월 만에 최저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3.08.02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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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류, 1985년 이후 최대 감소폭 기록
전기·가스·수도는 10개월째 20%대 상승
서울 서대문구의 한 전통시장에서 상인이 채소류를 판매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서대문구의 한 전통시장에서 상인이 채소류를 판매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3% 오르며 두 달 연속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7월 정점을 찍었던 물가상승률에 따른 기저효과와 함께 석유류 가격이 역대 최대폭으로 하락하면서 물가 상승을 막았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1.20(2020=100)으로 1년 전보다 2.3% 올랐다. 이는 2021년 6월 이후 25개월 만에 최저 상승폭이다.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2월 5.0%에서 올해 1월 5.2%로 소폭 상승한 뒤 2월 4.8%, 3월 4.2%, 4월 3.7%, 5월 3.3%, 6월 2.7% 등으로 둔화세가 지속하고 있다.

물가 상승률 둔화에 기여한 건 석유류였다. 석유류 가격은 1년 전보다 25.9% 하락하면서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5년 1월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경유는 33.4%, 휘발유는 22.8%, 자동차용 LPG는 17.9% 각각 하락했다. 전체 물가상승률에 대한 석유류의 기여도는 –1.49%포인트에 달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 가격이 역대 최저치로 하락하면서 2%대 물가 상승률을 이끌었다"며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도 둔화하는 흐름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찍었던 물가상승률의 기저효과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6.3%) 정점을 찍은 이후 대체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7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7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전기·가스·수도 요금은 전년 동월 대비 21.1% 상승했다. 지난해 10월(23.1%)이후 10개월째 20%대 상승률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전기료가 25%, 도시가스가 21.3%, 지역난방비가 33.4% 올랐다.

폭우 영향으로 채소류 물가도 7.1% 올랐다. 특히 상추(83.3%), 시금치(66.9%) 등의 물가는 전월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가공식품에서 빵, 우유 물가는 각각 8.1%, 9.3% 올랐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9% 상승률을 보였다. 15개월 만의 최저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의 상승률도 6월 3.5%에서 지난달 3.3%로 0.2%포인트 떨어졌다. 마찬가지로 지난해 4월(3.1%) 이후 최저치다.

김 심의관은 “7월까지는 지난해의 기저효과로 물가가 안정된 측면도 있다”며 “기저효과가 사라지는 8월에는 이러한 둔화 흐름이 이어지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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