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조직위, 개영식 온열환자 속출에 “K팝 행사로 에너지 분출해서”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08.03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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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영식 108명 등 온열환자 우려 커지는데 “예상했던 수준”
‘대통령실 지시로 개영식 강행’ 의혹엔 “완전히 가짜뉴스”
최창행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이 8월3일 전북 부안근 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최창행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이 8월3일 전북 부안근 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영식에서 온열환자가 100명 넘게 발생한 가운데 조직위원회가 'K팝 공연으로 인한 활발한 활동'을 주요 원인으로 꼽으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최창행 세계잼버리 조직위 사무총장은 3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전날 개영식에서 발생한 온열환자는 108명"이라고 밝혔다. 두통과 복통, 근골격계 손상 등 부상자를 모두 포함하면 개영식 행사에서 총 139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최 사무총장은 개영식에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한 배경을 묻자 'K팝'과 '참가자들의 활동량'을 언급했다. 

그는 "참가자들이 멀리서 온 데다, (날씨 등에) 적응이 안 돼 다수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나 싶다"면서도 "(개영식에) K팝 행사가 있었는데 (청소년들이) 에너지를 분출하고 활동하다 보니 체력을 소진해서 환자가 많이 발생한 걸로 파악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어느나라에서 치르는 잼버리에서든 있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온열환자 대거 발생 등 현 상황이 특수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잼버리 야영지 내에서 추가로 있을 대형 행사 진행 여부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최 사무총장은 "그때그때 상황 회의를 통해서 적절히 대응해나갈 계획"이라며 "K팝 공연은 에너지를 예상외로 더 소모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겠다"고 부연했다.

최 사무총장은 개영식 행사를 비롯해 온열질환자가 계속 늘고 있는 데 대해 "예상을 크게 벗어나는 수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직위의 이 같은 대응과 상황 인식이 지나치게 안일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K팝' 공연이 있었던 개영식 행사에 앞서 지난 1일 개막 첫날을 전후로 이미 400명 넘는 온열질환자가 발생했고, 현장에서는 폭염 속 열악한 야영장 환경과 준비 부족으로 불편과 고통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계속 터져나오고 있다. 

'온열환자 규모'를 예상했다던 조직위가 참가인원 4만3000여 명 대비 턱없이 부족한 50개 병상 만을 갖추고 대회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총체적 준비 부족과 부실 운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나마 폭염 대책으로 제시한 덩굴 터널이나 수도 시설도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지속적으로 참가자들의 건강과 안전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지만 조직위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며 오는 12일까지 대회를 계획대로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조직위는 온열질환 예방과 대응을 위해 30명의 의사, 60명의 간호사 인력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라며 의료진을 위한 냉방장치를 추가로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중증의 온열환자가 발생하면 원광대병원, 군산의료원, 전북대병원 등 5개 협력병원으로 후송할 수 있는 의료지원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8월2일 오후 전북 부안 새만금 부지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영식에서 스카우트 최고의 예우를 표하는 장문례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8월2일 오후 전북 부안 새만금 부지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영식에서 스카우트 최고의 예우를 표하는 장문례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편, 세계잼버리 조직위는 개영식이 폭염 상황에서 강행된 것에 대통령실 지시가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일축했다. 

최 사무총장은 "어제(2일) 개영식이 대통령실 지시에 의해 강행됐다는 루머와 뉴스가 퍼지고 있는데 이는 완전히 가짜뉴스"라며 "잼버리 운영은 세계 스카우트 연맹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실에 의해 결정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최 사무총장은 "개영식 등 모든 행사 일정은 매일 아침 세계 스카우트 연맹, 세계연맹 의장, 전 의장, 잼버리 담당자, 잼버리 플래닝팀, 한국스카우트연맹 등과 회의를 통해 논의하고 있다"면서 "파견된 기상예보관을 통해 기상을 보고 받고 자료를 근거로 여러 가지 과정활동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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