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틀었다간 정전 된다…폭염 속 ‘똑똑한’ 에어컨 소비법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3.08.07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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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폭염에 전력수요 피크…돌발 정전, 냉방비 폭탄 우려
대형 가전 동시 사용 자제하고 에어컨은 실외기도 관리해야

한반도를 휘감은 불볕더위가 금주 최고조에 달하면서 7일부터 8일까지 전력 소비가 피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국은 예비 전력을 역대 최대 규모로 확충하고 비상 대응에 나섰지만, 전기 설비가 노후화한 곳이면 대규모 정전이 일어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여름철 가장 많이 쓰이는 가전인 에어컨의 전력 소비량이 큰 편이라, 돌발 정전 이외에도 ‘냉방비 폭탄’ 우려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력 사용량이 많은 가전의 동시 사용을 피하고, 가전의 종류를 미리 숙지해 사용법을 다르게 하라고 조언한다.

역대급 폭염 속 8월 7~8일 전력 수요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서울 중구의 한 건물에 에어컨 실외기가 빼곡하게 설치된 모습 ⓒ 시사저널 최준필
역대급 폭염 속 8월 7~8일 전력 수요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서울 중구의 한 건물에 에어컨 실외기가 빼곡하게 설치된 모습 ⓒ 시사저널 최준필

“예비 전력 충분하다”지만 노후 설비에 ‘블랙아웃’ 우려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8일까지 전력 수요가 이틀에 걸쳐 각각 92.9GW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2월23일 94.5GW와 같은 해 7월7일 93GW에 이어 역대 3번째로 큰 전력 수요 규모다. 오는 10일 태풍 카눈 상륙 전까지 기온이 최고조로 오르는 데다, 여름 휴가철 이후 속속 복귀하는 산업체들의 영향으로 전력수요가 최절정에 달할 것이란 게 당국의 전망이다.

당국은 10GW 이상의 예비 전력을 보유하고 있어 대규모 정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지만, 장담할 순 없는 실정이다. 전기 설비가 노후화한 곳이면 갑자기 늘어난 전력 사용량을 감당하지 못해 돌발 정전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달 29일 광주 남구와 경기 용인 아파트에선 노후 변압기 문제로 전기 공급이 끊겨 1000세대 가량이 불편을 겪었다. 특히 최근 이상 기온으로 전력 수요를 정확히 예측하기 힘든 데다 폭우와 태풍 등 잦은 자연재해로 전력 설비가 망가지는 경우가 많아, 당국은 24시간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업계에선 일반 가정에서부터 정전 사고 예방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전기안전공사 측은 “가정에선 인덕션과 에어컨 등 소비전력이 큰 전기제품을 동시에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비전력이 큰 전기제품을 한꺼번에 사용하면 변압기에 과부하가 일어나 정전 발생 위험을 키우기 때문이다. 건조기와 세탁기를 같은 멀티탭에 꽂은 경우에도 동시 사용을 피해야 한다.

전력수요가 올여름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7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전력 서울지역본부에 설치된 전력 수급 현황 전광판에 현재 전력 사용량과 금일 예상 최대 전력수요가 표시돼 있다. ⓒ 연합뉴스
전력수요가 올여름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7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전력 서울지역본부에 설치된 전력 수급 현황 전광판에 현재 전력 사용량과 금일 예상 최대 전력수요가 표시돼 있다. ⓒ 연합뉴스

‘냉방비 폭탄’ 현실로…“에어컨 유형부터 확인하세요”

전력 사용이 늘어나면 정전 사고 위험 이외에도 ‘냉방비 폭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올해 전기 요금이 인상된 데다 누진제 구간별로 단가가 2배씩 차이나다 보니, 많이 쓸수록 전기요금 증가폭이 가팔라지기 때문이다. 평균 전력량을 쓰는 4인 가구가 하루 7시간 에어컨을 켠다고 가정할 경우 6~10만원을 더 내야하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냉방비 폭탄을 피하려면 우선 에어컨의 희망 온도를 높이고 사용시간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미리 유형을 확인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에어컨은 크게 ‘인버터형’과 ‘정속형’으로 나뉘는데, 인버터형은 희망 온도에 도달하면 실외기가 자동으로 절전 모드에 들어간다. 반대로 정속형은 에어컨 세기나 희망 온도와 무관하게 같은 속도로 돌아간다. 인버터형이라면 처음에 가동할 때 낮은 온도와 강한 세기를 설정해 빠르게 희망 온도에 도달하게 한 뒤 강도를 줄여서 계속 켜두는 게 좋고, 정속형이라면 껐다 켰다를 반복하는 게 유리하다.

통상 2011년 이후 출시 모델은 인버터형인 경우가 많으며, 제품에 ‘인버터(Inverter)’라고 적혀있다. 또 삼성전자 서비스센터 측은 “최근 나오는 에어컨은 대부분 인버터형”이라며 “겉면 스티커의 냉방 능력 표시에 ‘정격’ 구분이 있다면 인버터형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 에어컨의 경우 실외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폭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에어컨 실외기 주변 가림막 등 적치된 물건으로 열이 축적돼 화재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며 “실외기의 열방출이 원활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사용 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밖에 에어컨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필터 청소를 자주하고, 삼성전자의 스마트싱스(SmartThings)나 LG전자의 씽큐(LG ThinkQ) 등 가전회사에서 제공하는 ‘에너지 절약 모드’를 켜두는 것도 전력을 아끼는 데 도움이 된다.

이와 관련해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이날 “전력 수요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국민”이라며 “이번 주만큼은 에너지 절감에 동참하고 일부 매장에선 개문냉방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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