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새 수장 찾는 KB금융…유력 ‘3인방’ 속 변수는?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3.08.0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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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회장, 4연임 포기하고 용퇴 결정
부회장단 허인·양종희·이동철 등 내부 발탁?
서울 여의도의 KB금융그룹 모습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의 KB금융그룹 모습 ⓒ연합뉴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4연임을 포기했다. 이에 KB금융은 2014년 이후 9년 만에 수장이 바뀌게 됐다. 현재로서는 1961년생 동갑내기 부회장단 3인방(허인, 양종희, 이동철) 중 1명 가운데 차기 회장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외부 인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금융당국이 전과는 다르게 KB금융 차기 회장 인선에 대해 공개적인 압박이 없었다는 점에서 내부 승계 가능성이 더 높다는 관측이다. 오는 8일 1차 후보군(숏리스트) 6명이 발표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4연임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내부 후계 프로그램을 2~3년째 이어가고 있는 허인·이동철·양종희 3명의 부회장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들은 1차 후보군(롱리스트) 내부 인사 10명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다.

윤 회장은 3연임 이후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외풍에 시달렸던 과거 사례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도였다. 이에 부회장단을 신설해 이들의 업무를 순환시키며 역량 검증에 일찍이 나섰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KB금융은 상대적으로 승계 프로그램이 잘 짜여있다”고 평했을 정도다. 이들 가운데 최종 후보자가 나올 가능성을 점치는 이유다.

이들 세 명은 저마다 강점이 있다는 것이 금융권의 분석이다. 허인 부회장은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장을 3연임했다. KB국민은행 역사상 최초의 3연임이었다. 그만큼 리스크 관리와 실적, 조직 관리 등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2020년 회장 최종 후보 4인에도 포함됐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 법대 1년 후배이기도 하다.

2020년 가장 먼저 부회장직에 오른 양종희 부회장은 KB금융 내 재무통으로 꼽힌다. 국민은행과 KB금융지주에서 윤 회장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오면서 기업문화와 비전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 특히 LIG손해보험을 인수 후 KB손해보험을 이끌며 연착륙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KB손해보험이 KB금융지주 품에 안긴 후 2000~3000억원대 순이익을 기록하며 지난 2021년부터 실적이 크게 향상됐다. 올 상반기엔 5252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순이익(5570억원)을 이미 상반기에 대부분 달성했다. 양 부회장이 기틀이 잡지 않았다면 이 같은 실적을 내지 못했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이동철 부회장은 행원으로 시작해 비은행 업무 능력까지 섭렵했다는 평이다. KB생명보험, KB국민카드의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특히 현대증권 인수 당시 태스크포스(TF)를 이끌었고,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 통합추진단장을 맡아 인수합병 분야에서 역량을 인정받았다. 아울러 KB국민카드의 해외 실적 향상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은행과 비은행 가리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내부 출신 깜짝 인물이나, 외부 인사가 발탁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국내 증권사 최초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KB금융 총괄부문장인 박정림 KB증권 사장, 이재근 국민은행장 등이 거론된다. 다만 박정림 사장은 라임 사태 관련 징계 전력은 흠이라는 지적이다.

KB금융그룹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는 8일 약 20명의 후보로 구성된 롱리스트(잠재 후보군)를 대상으로 1차 숏리스트 6명을 추릴 계획이다. 이어 29일에는 6명을 대상으로 1차 인터뷰 및 심사를 거쳐 숏리스트(2차)를 3명으로 압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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