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초등교사 2명 극단선택 은폐 논란…교원단체 “참담”
  •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psw92@sisajournal.com)
  • 승인 2023.08.08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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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교사노조 “제왕적 학교장과 ‘교육방해청’의 협업”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 “책임 있는 조치 뒤따라야”
8월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교사와 학생을 위한 교육권 확보를 위한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는 사진 ⓒ연합뉴스
8월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교사와 학생을 위한 교육권 확보를 위한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는 사진 ⓒ연합뉴스

2년 전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6개월 간격으로 젊은 교사 2명이 잇따라 극단 선택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된 가운데 교원단체들이 학교 당국을 비판하며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초등교사노조는 8일 성명을 통해 “유가족 측의 전언은 학교장의 은폐로 두 죽음을 모두 단순 추락사로 처리했다는 것”이라면서 “서울 서이초 사망, 기간제 교사 사망에 이어 세상에 드러난 젊은 교사들의 사망 소식에 초등교사들은 집단 우울과 깊은 상처, 트라우마에 더 깊이 빠졌다”고 밝혔다.

초등교사노조는 해당 사건을 “교사 위에 군림하는 제왕적 학교장과 교사의 안위는 안중에도 없는 ‘교육방해청’의 협업이 만든 죽음에 대한 은폐 행각”이라면서 “소속 교사의 죽음을 은폐하는 것 외에 학교장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군대 간 교사에게까지 전화해 학부모 민원 응대를 지시하며 자신의 지위를 지켜냈다”고 비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및 경기도교원단체총연합회 또한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 “유가족이 얼마나 억울했으면 결코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을 2년이 지난 지금 다시 꺼내 놓았겠느냐”면서 “지금이라도 철저히 진상을 규명해 고인과 유가족의 억울함을 풀고 책임 있는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서이초 사건을 계기로 그간 묻혀있던 교원들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달라는 ‘미투’가 이어지는 것 같아 참담하다”면서 “교원의 극단선택을 우울증 등 개인적인 일로 치부해서는 비극을 결코 막을 수 없다. 전수조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결과를 면밀히 분석해 책임있는 조치와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MBC 보도에 따르면, 경기 의정부의 한 초등학교에선 2021년 6월과 12월 총 2명의 교사가 극단 선택했다. 두 교사가 생전 학부모의 악성 민원 등으로 인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았음에도, 학교 측이 이들의 죽음을 ‘단순 추락사’로 보고했다는 게 유가족 측 주장이다.

교사 A씨의 경우 발령받은 지 약 1개월만에 우울증 진단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교사 B씨의 경우 군에 입대했음에도 학부모 민원과 관련해 학교 측의 연락을 받았다는 게 유족 측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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