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갯벌 조개들 집단 폐사…“잼버리 위해 수위 낮춘 탓”
  • 이금나 디지털팀 기자 (goldlee1209@gmail.com)
  • 승인 2023.08.10 13:0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만금에 개발 뒤 마지막 남은 ‘수라갯벌’서 생물 수십 마리 폐사
“잼버리 준비로 수위 낮춰 해수 막은 것이 폐사의 직접적 원인”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를 위해 새만금호의 관리 수위를 낮추면서 갯벌의 생물들이 폐사했다는 환경단체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수라갯벌에서 폐사한 맛조개 ⓒ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제공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를 위해 새만금호의 관리 수위를 낮추면서 갯벌의 생물들이 폐사했다는 환경단체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수라갯벌에서 폐사한 맛조개 ⓒ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제공

2023 새만금 스카우트 잼버리 준비를 위해 새만금호 수위를 낮추면서 그곳에 서식하는 갯벌 생물들이 폐사했다는 환경단체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10일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조사단)에 따르면, 지난 5일 수라갯벌에 대한 현장 조사에서 조개류(맛조개, 쇄방사늑조개, 종밋, 돌고부지, 지중대담치, 재첩)와 칠게 등 생물 수십 마리가 폐사한 것을 확인했다.

수라갯벌은 새만금에서 아직 매립되지 않고 마지막으로 남은 갯벌로, 방조제를 통해 하루 최대 두 차례 해수 유입이 이뤄지고 있으며 염생생물들이 서식하는 공간이다. 

조사단은 잼버리 준비를 이유로 새만금호의 관리 수위가 낮아지면서 수라갯벌에 물이 들어오지 않기 시작한 게 집단 폐사의 직접적인 이유라고 주장한다. 

새만금사업단은 지난달 세계잼버리 개최에 따른 하절기 호우 대비 대응의 하나로 새만금호 관리 수위를 기존 -1.5m보다 낮은 -1.7m∼-2m로 조정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당시 조사단이 확인한 결과 관리 수위는 -2m로, 기존보다 0.5m 낮게 관리되고 있었다고 한다.

이에 더해, 장마가 끝난 뒤 이어진 폭염도 갯벌이 더 빨리 건조해지게 한 원인이 됐다는 게 조사단의 설명이다. 

오동필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은 "생물의 폐사는 단순히 수라갯벌만의 문제는 아니고 새만금 전체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며 "인위적인 수위 조절과 해수 유통 부족으로 인해 낮아진 염도 및 산소의 고갈, 폭염 등으로 새만금 내에서 생물들의 대량 폐사가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위적으로 수위를 관리하지 말고 새만금호에 해수가 자유롭게 들고 날 수 있도록 개발 계획을 변경해 갯벌을 복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