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위해 수위 낮춰” 새만금 수라갯벌 조개 폐사 논란
  • 신명철 호남본부 기자 (sisa618@sisajournal.com)
  • 승인 2023.08.1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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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마지막 남은 수라갯벌…폭염에 맛조개 말라 죽어
새만금생태조사단 “새만금호 해수 늘려 갯벌 복원해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이번에는 새만금 수라갯벌 조개 폐사 논란에 휩싸였다. 새만금 잼버리를 위해 새만금호의 관리 수위를 낮추면서 갯벌의 생물들이 폐사했다는 환경단체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다. 

수라갯벌은 새만금방조제 안쪽 남수라마을 인근에 형성된 연안습지다. 새만금에서 아직 매립되지 않고  마지막으로 남은 갯벌로 알려져 있다. 새만금신공항 부지로 지정됐다. 

새만금 잼버리를 위해 새만금호의 관리 수위를 낮추면서 수라갯벌의 생물들이 폐사했다는 환경단체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수라갯벌 ⓒ수라와 갯지렁이들팀 제공
새만금 잼버리를 위해 새만금호의 관리 수위를 낮추면서 수라갯벌의 생물들이 폐사했다는 환경단체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수라갯벌 ⓒ수라와 갯지렁이들팀 제공

10일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에 따르면 단체는 지난 5일 수라갯벌에 대한 현장 조사에서 조개류(맛조개, 쇄방사늑조개, 종밋, 돌고부지, 지중해담치, 재첩)와 칠게 등 생물 수십마리가 폐사한 것을 확인했다.

현장 조사는 새만금 남북도로 군산 구간 인근의 갯벌에서 이뤄졌다. 조사 결과 맛조개 수십 개체가 말라서 죽은 모습이 발견됐다. 이날 발견된 총 폐사체의 개수는 100여개에 달한다. 조사단은 조사구간이 근처 500m에 불과하기 때문에 실제 갯벌에서 폐산한 개체는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사단은 세계잼버리 등 이유로 새만금호의 관리 수위가 낮아지면서 수라갯벌에 물이 들어오지 않기 시작한 게 폐사의 이유라고 주장했다. 

새만금사업단은 지난달 세계잼버리 개최에 따른 하절기 호우 대비 대응의 하나로 새만금호 관리 수위를 기존 -1.5m보다 낮은 -1.7m∼-2m로 조정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당시 조사단이 확인한 결과 관리 수위는 -2m로, 기존보다 0.5m 낮게 관리되고 있었다고 한다. 여기에 장마가 끝난 뒤 폭염이 이어지면서 갯벌이 더 빨리 마른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게 조사단의 설명이다.

수라갯벌에서 폐사한 맛조개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수라갯벌에서 폐사한 맛조개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생물의 폐사는 단순히 수라갯벌만의 문제는 아니고 새만금 전체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게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의 주장이다. 현재 새만금은 28.7km에 달하는 방조제가 모두 막힌 후 겨우 배수갑문 두 개(총길이 540m)를 통해서만 해수유통이 되고 있다. 

오동필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단장은 “인위적인 수위 조절과 해수 유통 부족으로 인해 낮아진 염도 및 산소의 고갈, 폭염 등으로 새만금 내에서 생물들의 대량 폐사가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위적으로 수위를 관리하지 말고 새만금호에 해수가 자유롭게 들고 날 수 있도록 개발 계획을 변경해 갯벌을 복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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