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유착’ 오명 쓴 전경련의 변신…류진 신임회장 “어두운 과거 청산”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3.08.22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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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년 만에 ‘한경협’으로 이름 바꿔 단 전경련
류진 회장, 취임사서 ‘정경유착 과오’ 극복 의지
전국경제인연합회 신임 회장으로 선임된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임시총회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전국경제인연합회 신임 회장으로 선임된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임시총회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55년 만에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명칭을 바꾸고, 류진 풍산그룹 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공식 선임했다. 류 신임 회장은 “어두운 과거를 청산하고 잘못된 고리를 끊겠다”며 전경련에 꼬리표처럼 달린 ‘정경유착’의 과오를 극복하겠다고 다짐했다.

류 회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전경련 임시총회에서 취임사를 통해 “부끄러운 과거와 완전히 결별하고 나아가지 못한다면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며 “윤리경영을 실천하고 투명한 경영 문화가 경제계 전반에 뿌리내리도록 솔선수범하겠다”고 밝혔다.

류 회장은 전경련을 둘러싼 정경유착 문제의 재발을 막을 실천 방안으로 ‘윤리경영위원회’ 설치를 제시했다. 윤리경영위원회는 전경련 집행부와 사무국이 추진하는 사업이 회원사에 유무형의 외압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적정성을 심의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전경련은 이날 △정치‧행정권력 등의 부당한 압력을 단호히 배경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 확산에 진력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대‧중소기업 상생 선도 △혁신 주도 경제 및 일자리 창출 선도 등의 내용을 담은 윤리 헌장을 함께 발표했다. 과거와의 단절을 통해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류 회장은 전경련이 나아갈 방향으로 ‘글로벌 싱크탱크형 경제단체’로의 변화를 주문했다. 류 회장은 “우리 협회가 경제계를 대표하는 글로벌 싱크탱크로서 한국 경제가 나아갈 방향 제시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며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사회적 약자를 위해서 힘쓰고 우리 사회를 위해 진정으로 공헌할 수 있는 실천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또 류 회장은 “주요 7개국(G7) 대열에 당당히 올라선 대한민국을 목표로 삼겠다”며 “글로벌 무대의 퍼스트 무버가 되는 것이 기업보국의 소명을 다하는 길이다. 이 길을 개척해 나가는 데 앞으로 출범할 한국경제인협회가 앞장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류 회장은 “국가와 국민 없이는 기업과 시장도 존재할 수 없다. 기업 이익이 국민에게 돌아가고 사회와 국가의 이익이 돼야 한다고 믿는다”면서 “한국경제 글로벌 도약의 길을 열고, 국민과 소통하며 함께하는 동반자, 신뢰받는 중추 경제단체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류 회장은 2001년부터 전경련 부회장으로 활동해왔으며, 미국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한미재계회의 한국 측 위원장을 맡는 등 글로벌 인맥이 화려한 인물로 꼽힌다. 류 신임 회장 체제로 재정비되는 전경련은 2016년 국정농단 사태 당시 4대 그룹(삼성‧SK‧현대차‧LG)의 연쇄 탈퇴로 위상이 실추됐던 과거를 뒤로 하고, 다시 ‘재계 맏형’으로서 발돋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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