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참전’ 90대 학도병에게 ‘영웅의 제복’ 전달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광주광역시가 추진중인 ‘정율성 역사공원’ 사업을 두고 “장관직을 걸고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선언했다.
박 장관은 28일 전남 순천역에서 진행된 ‘잊혀진 영웅, 호남학도병들을 기억해야 합니다!’ 행사에 참석해 “정율성의 행적은 도저히 대한민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라며 이같이 발언했다.
박 장관은 “정율성은 우리 국군과 국민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눈 사람”이라면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사람을 기리는 사업에 국민의 예산을 쓴다는 것은 단 1원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율성의 공이 얼마나 큰가에 대해서 회의적이다. 국적도 중국으로 바꿨을 뿐만 아니라 (6·25 전쟁 당시) 중공군과 북한군이 잘 싸우라고 응원한 나팔수 역할을 한 사람”이라면서 “그 사람(정율성)을 왜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박 장관은 광주시가 사업 추진 입장을 밝힌것에 대해선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성이 존중돼야 하지만, 국민의 뜻을 정면으로 배반할 순 없다”면서 “수많은 광주시민, 호남 주민들, 대한민국 국민들이 반대하는 사업을 지방자치단체장이 강행하지 않으리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법적인 문제도 여러 방면에서 검토 중”이라면서 “중앙정부에서도 여러 가지 검토를 할 수 있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사업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국가보훈부는 광주시의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사업 저지를 위한 헌법소원 등 다양한 법적 조치를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이날 박 장관이 방문한 순천역은 1950년 6·25 전쟁 발발 당시 순천, 여수, 광양, 벌교 등 호남권 17개 학교에서 모인 약 180명의 학도병들이 참전을 결의한 장소다. 이후 6·25전쟁 최초 학도병 중대로 편성된 이들은 1950년 7월25일 경남 하동군 화개면에서 북한군 6사단과 ‘화개전투’를 치렀다. 국군이 낙동강 방어선을 구축하는데 필요한 시간을 번 전투였다는 평가다.
이날 박 장관은 “수많은 수많은 독립투사, 호국영웅, 민주열사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아픔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호남은 늘 앞장서 왔다”면서 “우리는 누구를 기억해야 하느냐. 공산당의 나팔수인가, 조국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쳤던 호남학도병 영웅들인가”라고 되물었다.
이날 행사엔 6·25 전쟁에 학도병으로 참전했던 고병현(94) 옹이 참석했다. 고병현 옹은 1950년 율촌고등공민학교 재학 중 자원 입대를 거부당하자 망치로 오른손 검지를 찍어서 낸 피로 ‘이 몸을 조국에 바치나이다 무진생 고병현’이라는 혈서를 썼다. 그는 이후 육군 제5사단 제15연대 학도중대에 입대해 활약했다. 이날 박 장관은 고병현 옹에게 국가유공자들에게 수여되는 ‘영웅의 제복’을 전달했다.